[ 신경훈 기자 ] 어두운 방에 촛불을 켠 두 동자승의 눈동자가 빛나고 있다. 오른쪽의 동자승은 진지한 표정으로 어딘가를 응시하는데, 더 어려 보이는 다른 아이는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이 사진은 이탈리아 사진가 알레산드로 베르가미니가 인도 북쪽 끝 잔스카르에서 찍은 것인데, 강렬한 빛과 어둠의 대비가 인상적이다. 베르가미니는 인도, 미얀마, 티베트 등을 다니며, 그곳 사람들의 얼굴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그의 작품은 다른 다큐멘터리 사진보다 시선을 끈다. 그 이유는 ‘빛’에 있다. 그의 사진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어둠 속에서 빛을 받아 생생한 표정을 드러낸다. ‘빛의 화가’ 렘브란트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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