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남녀공용 화장실' 논란

입력 2017-11-22 19:43  

정태영 부회장 "공간 효율적 활용이 목적"


[ 김순신 기자 ] 현대카드가 추진 중인 남녀공용 화장실을 둘러싸고 논란이 불거졌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남녀 각각인 회사 화장실을 남녀공용으로 개조할 계획을 밝히자, 동성애를 반대하는 기독교 단체와 여성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정 부회장은 지난 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현대카드 본사의 화장실을 남녀공용으로 개조하기 위해 2년째 연구한 디자인이 완성 단계”라며 “(화장실을) 남녀공용으로 하면 수용 능력이 수십% 올라가고 기다림이 대폭 준다”고 밝혔다. 이어 “요즘 유럽과 미국에서는 보수적인 회사들조차 앞다퉈 남녀공용으로 바꾸고 있다”며 “물론 ‘LGBT’ 이슈가 강한 이유도 있겠지만, 아무튼 트렌드가 그런 것만은 확실하다”고 적었다.

LGBT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 성적소수자를 이르는 말이다. 실제로 미국 독일 등에선 성별에 상관없이 쓸 수 있는 ‘성중립화장실’을 도입하고 있다. 한칸에 좌변기와 세면대가 함께 있어 성적소수자들이 눈치보지 않고 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논리다. 이에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는 “LGBT 화장실을 모티브로 현대카드 본사 내 화장실을 전부 남녀공용으로 바꾸는 작업을 지시했냐”며 “현대카드를 동성애 친화적 기업으로 변모시킬 의향이냐”고 따졌다. 일부 네티즌들도 “지난해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남녀공용 화장실을 줄이는 게 사회적인 움직임”이라고 반대 댓글을 달았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일 다시 SNS를 통해 “성중립 이슈가 나왔는데 그런 예민한 문제는 관심사가 아니다”며 “옛날 건물이어서 부족한 화장실 면적을 더 효율적이고 쾌적하게 배치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라고 밝혔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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