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다시 반등에 나섰지만 상승 랠리를 이끈 바이오주의 기세가 예전 같지 않다. 증시 전문가들은 바이오주와 코스닥지수가 단기 과열 구간에 진입했다며 투자에 유의할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23일 오전 11시20분 현재 코스닥은 전날보다 5.22포인트(0.78%) 오른 786.12를 기록 중이다.
이날 코스닥은 내림세로 장을 시작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의 '사자'에 힘입어 780선을 회복, 반등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꿈을 먹고 자라는' 바이오주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산정이 어려운 특성이 있지만 최근 급등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될 단기 과열 구간에 이르렀다는 데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바이오주는 종목별 확산이 진행되려다가 주춤하는 분위기"라며 "장기 관점에서 글로벌 경기 흐름과 수출 모멘텀 등에 따라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주도권 다툼이 일어나 바이오주가 부각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 여력은 있지만 일부 종목에 대한 쏠림 현상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라젠, 티슈젠 등 제약·바이오주들은 업황 특성상 제품화 단계까지 시간이 걸리고, 해당 과정에서 (사업이) 어그러질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과열 단계에 진입했다는 점에는 의견을 같이 했다.
박 센터장은 "코스닥 시총 상위 바이오주에 수급이 쏠려 단기 과열 징후가 있었고 가격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었다"며 "바이오주에 치우친 상승은 추세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시총 상위에 포진한 바이오주가 단기 조정을 받을 경우 코스닥 역시 쉬어가는 흐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바이오주 급등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주식을 보는 관점이 투기로 바뀌면서 이번 코스닥의 상승 사이클을 짧게 만든 측면이 있다"며 "코스닥이 단기적으로 800선을 돌파할 수는 있겠지만 단기 상승 이후에는 (무너지는) 안좋은 형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말 코스닥 랠리 지속 여부는 바이오주 추이와 함께 정부가 발표 예정인 '코스닥 시장 중심의 자본시장 혁신방안'이 대주주 양도차익과세 강화 여파를 넘어설 수 있을 지 여부에 달렸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통상 대주주 양도차익과세 대상인 대주주를 판단하는 시점인 12월 말로 다가가면서 대주주들의 주식 매도세가 나타나 코스닥이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내년 내수 소비경기 활성화 정책, 4차 산업혁명 등 혁신산업 육성 등 문재인 정부 정책 효과가 구체화될 전망이란 점을 고려하면 코스닥의 장기 전망은 여전히 밝다는 게 중론이다.
아울러 개인투자자들이 코스닥 시장 투자를 원한다면 직접투자보다는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활용해 간접투자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선진시장인 미국에서도 코스닥과 같은 성격을 띤 나스닥은 매해 신규 상장기업보다 상장폐지되는 기업이 많은 시장"이라며 "코스닥의 경우 극우량 기업을 제외하면 개인투자자들이 직접투자보다는 펀드, ETF 등 간접투자를 더 권한다"고 당부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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