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평창동계올림픽과 관심

입력 2017-11-23 18:30  

최신원 < SK네트웍스 회장 swchoi@sk.com >


지난해 여름, 영화 한 편을 봤다. 1년에 한 편 볼까 말까 한 필자가 뭣에 끌리듯 본 영화다.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인천상륙작전’이다. 이 영화로 새롭게 알게 된 게 있다. ‘켈로부대(Korea Liaison Office)’와 그들의 활약이다. 감동과 함께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켈로부대는 미국 극동군 사령부가 만든 비정규 첩보부대다. 주로 북한 지역 출신으로 구성돼 적진에서 작전을 수행했다. 켈로부대의 활약은 인천상륙작전 성공과 달리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뤄진 그들의 기여와 희생을 이 영화가 세상에 알린 셈이다. 켈로부대원들은 한국군 군번이 없었다. 그 때문에 전쟁 후 40여 년이 훌쩍 지난 1995년에야 뒤늦게 참전유공자로 인정받았을 정도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7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3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다. 올림픽의 꽃은 선수들이다. 이들의 활약을 보면서 사람들은 웃고 울고 즐기게 된다. 이번 올림픽에도 많은 영웅과 감동 스토리가 만들어질 것이다. 올림픽 영웅의 탄생과 감동 스토리 또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의 노력과 정성을 필요로 한다. 경기진행요원, 자원봉사자, 지역주민, 경찰, 소방공무원, 군인 등이 그들이다. 그들은 경기, 행사, 관람, 안전 등을 위한 지원이 주 업무다. 그 때문에 그들은 관심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하는 일은 올림픽 성공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켈로부대가 인천상륙작전에서 한 기여처럼 성공 올림픽이 그들의 손에 달렸다.

이들 가운데 군인, 소방공무원, 경찰 등은 올림픽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경기장과 선수촌 외곽을 지키며 혹시 일어날지도 모를 불상사에 대비한다. 주요 요인 경호는 물론 관람객의 안전도 이들의 몫이다. 빈발하는 국제적 테러 사건을 감안해 대(對)테러작전 훈련도 거듭하고 있다. 폭설이 오면 제설작업도 하고 응원까지 나선다는 계획이다.

군은 지난해 6월 올림픽 지원 특별전담팀(TF)을 만들었다. 지속적인 반복 훈련으로 완벽한 지원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경기장 주요 구역 안전통제, 안전시설 설치 등 끊임없이 보완하고 점검하고 있다. 필자는 24일 평창올림픽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제1야전군사령부와 강원소방본부 및 강원지방경찰청을 방문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이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평창 동계올림픽 열기가 북핵 문제 등으로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국민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신원 < SK네트웍스 회장 swchoi@sk.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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