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업 메카 대구] "로봇·전기차 기업 몰려드는 대구, 미래형 첨단산업도시로 도약할 것"

입력 2017-11-23 21:15  

권영진 대구시장

변화 없이는 대구의 미래 없다
절박한 심정으로 산업구조 혁신

현대로보틱스 본사 이전 이어 롯데케미칼 수처리 공장 착공
대구국가産團 조성도 본격화
취임 이후 2兆 이상 투자 유치



[ 오경묵 기자 ] “4년 임기의 시장이 산업구조 혁신을 들고나왔을 때 많은 시민과 기업인들이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취임 후 3년이 지나 현대로보틱스와 로봇기업, 르노삼성, 제인모터스 등 전기차기업이 대구로 몰려오고 있습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기차 보급도 가장 빠르게 이뤄지자 대구를 보는 안팎의 시선이 달라졌다”며 “국가물산업클러스터가 가시화되고 롯데케미칼이 공장을 착공하자 대구의 산업구조 변화, 대구의 혁신을 현실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짧은 기간이었지만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변화와 혁신에 목숨을 걸겠다고 했는데 대구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산업구조 혁신이었다”며 “10년, 20년 앞을 내다보고 산업구조를 혁신하지 않고는 대구의 미래를 열어갈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현대로보틱스가 지난 9월 대구로 왔습니다. 현대로보틱스가 자칫하면 중국으로 갈뻔 했다고 들었습니다.

“현대로보틱스는 중국 시장이 넓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노사문제로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에 경영진은 중국을 염두에 뒀습니다. 하지만 중국 이상의 장점이 대구에 있다고 설득했습니다. 최종적으로 대구를 선택한 경영진의 판단과 결단에 찬사를 보냅니다. 현대로보틱스의 대구 이전은 대기업이 20년 만에 대구에 왔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중국으로 나간 아디다스 공장이 독일로 다시 돌아오는 사례에서 보듯 4차 산업혁명의 요체는 로봇과의 융복합을 통한 스마트팩토리,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고객과의 연결성입니다. 4차 산업혁명의 선도산업인 로봇기업을 품은 것은 4차 산업의 ‘심장’을 획득한 것입니다. 현대로보틱스의 대구 유치는 대구경북산업계가 4차 산업혁명을 가속화하는 촉매제가 될 것입니다. 현대로보틱스가 중국 대신 대구를 선택한 순간 현대로보틱스는 물론 대구의 미래도 달라졌다고 봅니다. 취임 이후부터 로봇산업을 키우자고 했을 때 현대로보틱스를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로봇기업을 목표로 했습니다. 그래서 2015년 독일 쿠카사를 방문한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의 성공적인 추진에 현대로보틱스의 대구 유치는 화룡점정의 사건입니다.”

▷2014년 7월 취임 이후 3년4개월간 2조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광주, 부산, 대전보다 많은 실적인데 비결은 무엇입니까.

“기업은 수요가 있어야 움직입니다. 대구는 자동차 기계금속이 60%를 차지하고 있고 대기업과의 협력 경험을 가진 강소기업이 많습니다. 대구는 로봇이나 물, 에너지, 전기차, 의료기업이 수요를 창출하며 사업하기 좋은 도시입니다. 노사평화의 도시라는 점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기업 경영진이 대단히 중요하게 여기는 변수입니다. 2014년 취임 후 9월26일 전국 최초로 노사정 평화대타협 선언을 했습니다. 이후 대구는 노동계가 기업 유치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김범일 전 시장이 대구국가산업단지, 테크노폴리스, 첨단복합의료단지, 혁신도시 등 기업을 담을 수 있는 좋은 그릇과 인프라를 만들었습니다. 이런 뛰어난 인프라와 우리 공무원의 열정에 기업들이 응답한 것입니다.”

▷대구 경제가 이제 다시 활력을 찾았다고 볼 수 있습니까. 대구 경제의 전환점은 언제 올까요.

“맹자는 항산(恒産)해야 항심(恒心)이 생긴다고 했습니다. 위천국가산업단지 실패 이후 대구는 ‘정체’ ‘절망’이라는 혹독한 대가를 치렀습니다. 올해 말부터 국가산업단지 등 2000만㎡의 산업단지에 유치된 기업의 공장 착공이 본격화합니다. 이제 대구가 항산(恒産)의 조건을 갖췄으니 대구시민의 마음도 달라질 것입니다. 4년 임기에 왜 눈에 보이지 않는 산업구조 혁신을 하려 하느냐, 걱정하는 사람도 비아냥거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미래를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미래에 대한 분명한 비전과 확신을 갖고 치밀하게 준비하면서 포기하지 않고 뛰어서 미래를 열고 희망을 만드는 게 지도자의 길이라고 믿었습니다. 온갖 이야기를 들었지만 흔들림 없이 왔습니다. 이제는 혁신의 세 주체, 즉 혁신공무원과 혁신기업, 시민이 미래형 첨단산업도시를 완성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청년들이 더 이상 떠나가지 않는 대구, 인구가 줄지 않는 대구는 2020년쯤이면 가능할 것입니다. 2030년이 되면 대구가 4차 산업혁명의 세계적인 중심도시, 친환경 첨단도시로 딥체인지(deep chage)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최근 대구가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에 선정되고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이 유네스코 기록물유산에 등재됐습니다. 대구의 문화예술이 국제적으로도 인정을 받았습니다.

“좋은 도시는 두 가지 축으로 돌아갑니다. 하나는 산업의 축, 하나는 문화의 축입니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도시일지라도 문화적으로 품격이 고양되지 않으면 무의미하고, 경제적 토대가 없는 문화도시도 허상에 불과합니다. 두 가지 경사는 4차 산업혁명의 성공과 더불어 대구의 미래를 열어나가는 또 하나의 축이 마련된 것입니다. 대구는 첨단산업도시, 품격 높은 문화도시 두 축을 가지고 미래를 열어나가고 있습니다. 국채보상운동 아카이브(기록보관소)를 만들고 음악창의 중심센터를 세워 대구시민의 창의성을 발현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관광객이 몰려오고 세계가 주목하는 대구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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