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사장단 물러난 이인용 첫 행보는 '나눔'

입력 2017-11-24 11:35  

이인용 삼성전자 사회봉사단장 계획 밝혀
"흩어져 있는 사회공헌활동 조직 정비 검토"




이인용 삼성전자 사회봉사단장이 24일 서울 태평로 삼성전자 기자실을 깜짝 방문해 그동안의 소회와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밝혔다. 그는 12여년간 삼성전자와 그룹 컨트롤 타워인 미래전략실 홍보 수장이었지만, 이달초 사장단에서 물러나면서 사회봉사단장을 맡게 됐다.

이 단장은 "커뮤니케이션팀장 자리를 졸업하는 꿈을 오래 전부터 꿔왔는데 마침내 졸업하게 됐다"면서도 "자리는 졸업하지만, 일은 졸업하는게 아니다"라며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그는 "사회공헌 활동은 이제 기업들이 부수적으로 하는 선택이 아니라 경영에 필수적인 부분이 됐다"며 "앞으로 글로벌 기업시민으로서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와 뜻을 담아 어떻게 더 사회에 공헌할지 깊이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그동안 재계 안팎에서 '삼성그룹이 해체되면 사회공헌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이 단장은 "계열사 마다 흩어져있는 (사회공헌활동) 조직을 어떻게 정비할지 검토하겠다"며 전과 같이 사회공헌에 힘을 실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이날 삼성전자는 사장단 인사 이후 첫 이사회를 가졌다. 첫 안건으로 통과된 사항이 '포항 특별재난지역 및 희망 2018나눔캠페인 기부금 출연'의 건이었다. 삼성전자는 포항지역과 지역민을 위해 30억원, 나눔캠페인을 위해 201억원을 출연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생명, 삼성증권, 삼성화재, 삼성카드 등도 참여해 그룹이 있었던 시절의 규모와 비슷한 500억의 성금을 조성했다. 참여하는 다른 계열사들도 각 회사의 기부금 승인 규정에 따라 이웃사랑 성금 기탁 안건을 이사회에서 승인 받았거나, 승인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단장은 "이번 성금 기탁을 위해서 각 계열사 대표이사들에게 이웃사랑 성금의 취지를 설명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가 상당한 규모로 (사회공헌 예산을) 집행했지만, 한국을 포함해 글로벌 사회에서 '삼성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뚜렷하게 떠오르는 게 없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며 "앞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와 경영이념, 임직원들의 마음을 담아 사회공헌의 주제를 정하고, 이를 토대로 특화된 프로그램과 활동을 연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인용 단장은 MBC 기자 출신으로 2005년 삼성전자 홍보팀장(전무)으로 자리를 옮긴 이해 홍보를 총괄했다. 2009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12년 미래전략실 사장, 2014년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삼성전자의 '입'역할을 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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