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감사원장·정무수석 후임 인선 '감감 무소식'

입력 2017-11-26 18:28  

감사원장 임기 12월 1일 끝나는데
7대 기준 등 검증 까다로워진 탓에
후보자들 고사로 고민 깊어져



[ 조미현 기자 ] 황찬현 감사원장의 임기가 다음달 1일 끝나는 가운데 후임 인선이 늦어지고 있다. 전병헌 수석의 사퇴로 빈자리가 된 청와대 정무수석 역시 인선에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후보자들이 고사하는 데다 까다로워진 검증 기준을 충족하는 인사를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6일 “감사원장 지명에 대해서는 시일을 명확히 밝히기 어렵다”며 “열심히 검증 작업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장은 청와대가 지난 22일 발표한 고위공직 후보자 원천 배제 7대 기준의 첫 적용 대상이다. 청와대는 △병역면탈 △부동산투기 △탈세 △위장전입 △논문표절 △성 관련 범죄 △음주운전 등 ‘7대 비리’를 저지른 인사는 원천 배제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감사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후보군에 올라도 고사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후보자를 동시에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한 명이 끝나면 다음 한 명을 검증하는 식의 ‘단수 검증’이 이뤄지고 있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다.

감사원은 다음달 1일 황 원장의 퇴임식을 준비하면서 ‘수장 공백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황 원장이 퇴임하면 감사원법에 따라 유진희 수석 감사위원이 원장 직무를 대행한다. 후보자 지명에 이어 국회 인사청문회와 인준 표결, 임명까지는 한 달 정도가 소요될 것이란 관측이다.

예산안 통과 같은 국회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정무수석 인선에 신중을 거듭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의중을 국회에 잘 전달할 수 있는 인사를 찾고 있지만, 강기정 전 의원 등 주요 인사들이 내년 지방선거 준비 등을 이유로 고사했다. 이후 진성준·한병도 비서관 등 청와대 내부 인사로 후보군이 좁혀졌다가 다시 원점에서 외부 인사까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 대통령은 27일 연가를 내고 관저에서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연차 소진 등 대선 공약을 이행하는 동시에 인사 문제를 비롯한 국정 구상을 가다듬을 것으로 전해졌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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