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산하기관장에 노동계 포진… 내부 반발

입력 2017-11-26 18:54   수정 2017-11-27 11:44

산업인력공단 이사장에 김동만 전 한국노총 위원장

이석행 전 민주노총 위원장
폴리텍대 이사장으로 이르면 이번주 선임



[ 심은지 기자 ] 이번주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폴리텍대 등 고용노동부 주요 산하기관장 인선이 마무리된다. 이들 자리엔 김동만 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이석행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등 양대 노총 전 위원장의 임명이 유력하다.

26일 정부와 노동계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과 이 전 위원장은 이르면 이달 말 각각 산업인력공단 이사장과 폴리텍대 이사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김 전 위원장은 산업인력공단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최종 후보로 뽑혔다. 고용부 장관이 이를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 전 위원장은 폴리텍대 이사장 최종 면접을 마쳤다. 내부 이사회에서 선임하면 고용부 장관이 승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안전보건공단은 이사장 공모절차가 진행 중으로, 박두용 한성대 산업시스템공학부 교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공단 내부 출신 두 명과 함께 최종 후보에 올랐다.

산하기관장에 노동계 출신이 대거 포진하면서 고용·노동 정책이 더 노동계 쪽으로 기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김영주 고용부 장관과 문성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도 모두 노동계 출신이다.

김 전 위원장은 김 장관의 노동계 후배다. 김 장관이 한국노총 산하 전국금융노동조합연맹 상임부위원장으로 일했고, 그 후임을 김 전 위원장이 맡았다. 이 전 위원장은 문 위원장과 민주노총 전신인 전국노동조합협의회 시절부터 오랜 인연을 이어왔다.

이들의 내정 소식이 전해지면서 산하기관들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폴리텍대는 총장이 따로 없고 이사장이 34개 캠퍼스 경영을 총괄한다. 노총 위원장 출신 이사장은 폴리텍대 역사상 처음이다. 이달 초 교수 1200여 명이 참여하는 교수협의회가 “교육기관으로서의 위상이 한순간에 무너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성명서를 냈다.

한 폴리텍대 교수는 “직업 훈련이 중요하다면서 폴리텍대 이사장으로 비(非)전문가인 노동계 출신을 임명하는 게 말이 되냐”며 “서울대 KAIST 총장이라면 이런 식으로 인사를 하겠느냐”고 강하게 불만을 표했다. 다른 노동분야 전문 교수는 “고용부 산하기관은 노동보다는 고용 정책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가 필요한 자리”라고 지적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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