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의 투자의견 하향 여파로 4% 넘게 급락했다. 모건스탠리의 보고서를 빌미로 반도체 업황 고점 논란이 재차 불거지며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결과다.
27일 오후 1시2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1만4000원(4.11%) 떨어진 265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달 들어 처음으로 270만원 아래로 내려간 주가는 한때 265만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CS증권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가 주요 매도 창구 상위에 올라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를 1만3000주 순매도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날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에 대해 낸드플래시 메모리 가격 하락이 주가 하락 촉매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도 29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낮췄다.
낸드 플래시 수급 양상 변화에 따른 가격 하락이 내년 삼성전자 주가 조정으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모건스탠리는 진단했다. 낸드플래시 메모리 가격 하락이 시작됐고, 시장의 예상보다 더 빨리 내리면서 주가 하락을 촉발할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도 내년 낸드플래시 메모리 업황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는데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로 인한 삼성전자의 주가 추가 하락폭이 크지 않을 전망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낸드플래시 메모리 업황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D램 업황이 양호하다는 점과 탄탄한 실적 전망, 배당 성향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의 주가가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상승 요인이 약화됐다는 점에서 갇힌 구간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송 연구원은 예상했다.
권성률 동부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이 증권가 예상 수준에 부합하거나 그 이상으로 나올 전망"이라며 "펀더멘털(내재가치)상에 큰 문제는 없다"고 진단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68조732억원, 15조801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27.64%, 71.37% 증가한 수치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이다.
많이 오른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 수익을 확정지으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점이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과 중소형주 강세 등으로 투자자들이 기존 투자처에서 자금을 빼내 신규 투자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 투자분에서 자금 유출이 일어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권 팀장도 "연말로 접어들면서 IT는 (올해 들어) 많이 올랐다는 점이 단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윈도드레싱의 일환으로 수익을 많이 낸 IT를 팔고 코스닥, 바이오주, 중국 관련주 등으로 이동하는 순환매가 나타나는 만큼 연말까지 IT주는 일희일비하는 흐름이 다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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