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XG-테일러메이드 "끝까지 가보자" 특허소송 후끈

입력 2017-11-28 17:41   수정 2017-11-28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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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클럽 신흥강자’ PXG와 ‘전통의 강호’ 테일러메이드의 특허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지난 9월 촉발된 핵심 기술 침해 소송전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골프다이제스트 등 골프전문 해외 매체들에 따르면 테일러메이드는 이달 중순 PXG를 상대로 미국 애리조나 지방법원에 특허침해 및 특허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PXG가 자사의 아이언과 우드 제품에 적용된 7가지 특허기술을 무단 도용했다는 주장이다. 소장에 따르면 테일러메이드 측은 PXG가 내놓은 아이언 제품인 0311시리즈와 드라이버 0811, 페어웨이 우드 0341 제품이 자사가 2007년부터 2016년까지 획득한 특허기술을 허가 없이 사용한 만큼 이들 제품의 판매금지 처분도 법원에 함께 요청했다.

이들의 특허 분쟁은 지난 9월 시작됐다. PXG가 테일러메이드의 신제품 아이언 ‘P790’의 일시적 판매중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다. PXG는 P790이 헤드에 나사못을 부착하고 있는데다,이 나사못을 뺀 구멍을 통해 아이언 페이스 내부에 진동흡수와 비거리 증대를 위한 특수 플라스틱 수지를 주입하는 제조공법 등이 자사의 고유기술을 베꼈다고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청은 사흘만에 기각되면서 분쟁의 불씨가 1라운드 초반에 사그라드는 듯했다. 테일러메이드 측은 당시 법원에 가처분 신청 기각을 요청하면서 “당사 제품은 어떤 식으로든 PXG의 특허를 전혀 사용한 사실이 없는 만큼 PXG측의 주장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고, 법원은 테일러메이드 측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PXG가 이에 불복해 전문 변호인단을 새로 꾸리자 상황이 180도로 달라졌다. 테일러메이드가 거꾸로 PXG를 상대로 특허침해 및 특허무효 소송을 제기하며 반격에 나선 것이다. 테일러메이드 측 변호인은 P790제품의 특징적 기술이 PXG 기술의 어떤 부분을 정확히 침해했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한편 특허 무효론까지 들고나왔다. 테일러메이드는 “PXG가 소유권이 있다고 주장하는 기술 중 5개는 애초부터 원천적으로 특허요건을 갖추지 못한 만큼 침해소송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오히려 PXG가 테일러메이드의 원천기술을 도용했다는 게 테일러메이드 측의 주장이다.

골프업계와 지적재산권 소송 전문가들은 테일러메이드 측이 단순 방어에만 그치지 않고 반소를 제기한 것으로 비춰 애초 예상보다 강한 반격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두개 제품의 판매금지를 목표로 한 게 아니라 PXG의 전체 제품을 타깃으로 확전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시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고급 브랜드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가던 PXG로서는 사운을 걸고 대응해야하는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PXG는 세계 최대 인터넷 도메인 등록 및 관리 회사 고우대디닷컴(GoDaddy.com)의 창업자이자 억만장자인 밥 파슨스가 수백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만든 신흥 골프클럽 브랜드다. 50여개의 특허기술을 확보한 PXG는 나사못이 박혀있는 클럽 헤드와 0311 등 해병대의 주특기 코드를 클럽 종류별로 새겨넣는 독특한 디자인 컨셉트로 단박에 ‘핫브랜드’로 떠올랐다. 지난해엔 한국시장에도 진출해 단기간에 톱브랜드로 자리잡으면서 기존 브랜드들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고 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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