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범죄도 기승… 현직 경찰까지 '환치기' 가세

입력 2017-11-29 17:34  

'비트코인 좀비'가 된 2030

'OO페이' 개발했다 속여
노인 상대로 다단계 판매
수사 의뢰 해마다 늘어



[ 구은서 기자 ]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이를 악용한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가상화폐 투자를 빌미로 한 사기사건이다. 경기 부천소사경찰서는 지난 6월 “중국 쇼핑몰에서 통용될 가상화폐 ‘OO페이’를 개발했다”고 속여 노인 1100여 명에게서 16억원 상당을 가로챈 일당을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가상화폐 지식이 부족한 노인들을 상대로 범행을 계획했다”며 “지인을 모집하면 수익금을 나눠주는 불법 다단계 영업 방식을 사용해 피해 규모가 더 커졌다”고 말했다.

가짜 가상화폐를 앞세워 투자금을 가로채는 건 물론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이름이 잘 알려진 가상화폐 채굴기 판매를 빙자해 피해자들을 모집하는 신종 수법도 나타나고 있다. 인천지방검찰청은 최근 가상화폐 이더리움 채굴 사업에 투자하면 수익금으로 가상화폐를 나눠주겠다고 속여 투자자 수만 명으로부터 2000억원을 받아 가로챈 사기 일당을 수사 중이다.

가상화폐를 새로 얻으려면 수학 문제 등 복잡한 수식을 풀어야 하는데, 채굴기는 사람 대신 이 수식을 풀어주는 고성능 컴퓨터다. 이들은 채굴기 4만여 대를 운영한다며 투자자들을 모았지만 실제로는 3분의 1 수준인 1만6000여 대를 보유했고, 이마저도 저가형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가상화폐 인기로 현재는 채굴기에 특화된 그래픽카드조차 구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했다.

홍일표 자유한국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3년간 가상화폐를 빙자한 유사수신 혐의로 검찰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건수는 매년 증가세다. 2015년 12건, 2016년 21건에서 올해는 8월까지만 23건을 수사 의뢰했다.

현직 경찰관이 120억원대 가상화폐 ‘환치기’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인천지검 부천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신현성)는 이달 초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서울 관악경찰서 소속 김모 경위(56)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경위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서울 대림동, 자양동 등에 불법 환전소를 차려놓고 비트코인을 이용해 중국 위안화 120억원어치를 원화로 바꿔 대신 송금해주고 수수료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김 경위는 검찰 조사에서 “수수료와 비트코인 차익 등으로 매달 500만원가량을 챙겼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금융당국도 뾰족한 수가 없다. 금융감독원은 유사수신 범죄에 대한 조사·수사권이 없어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경찰과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8일 서울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제11회 자금세탁방지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해 “가상통화가 마약 거래나 다단계 사기에 이용되고 있다”며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 거래가 자금세탁의 새로운 통로가 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기업의 환율관리 필수 아이템! 실시간 환율/금융서비스 한경Money
한경닷컴, 기업 대상 '2018년 환율전망 및 금리전망 세미나' 오는 12월 12일 KDB산업은행과 공동 주최!
[ 무료 주식 카톡방 ] 국내 최초, 카톡방 신청자수 35만명 돌파 < 업계 최대 카톡방 > --> 카톡방 입장하기!!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