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네 번째 불려간 우병우 "숙명이라면 받아들이고… "

구속 위한 검찰 표적수사 지적도


[ 고윤상 기자 ]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9일 또다시 검찰에 피의자로 불려갔다.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을 비롯한 공직자와 민간인들을 불법 사찰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번이 네 번째 소환 조사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국가정보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이날 오전 9시52분부터 우 전 수석을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그는 검찰청 앞 포토라인에서 “지난 1년 사이 포토라인에 네 번째 섰다”며 “이게 제 숙명이라면 받아들이고 또 헤쳐나가는 것도 제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을 다시 소환하게 된 것은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의 ‘비선 보고’ 진술이 결정적이었다. 우 전 수석으로부터 이 전 특별감찰관 등을 조사하고 보고해달라는 전화 지시를 받았다는 게 추 전 국장의 진술로 알려졌다. 검사장 출신으로 우 전 수석과 서울대 법대 84학번 동기인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 역시 검찰에 나와 우 전 수석에게 사찰 동향을 보고한 사실을 일부 시인했다.

하지만 검찰이 ‘국정농단’의 마지막 거물로 평가받는 우 전 수석을 구속하기 위해 집중 표적 수사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이 우 전 수석과 식사했거나 만난 기록이 있는 청와대 전 관계자들을 줄줄이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우 전 수석에 대한 ‘사소한 정보’까지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8시간에 걸친 참고인 조사를 받은 한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우 전 수석과 만나 밥을 먹으면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등을 하루 종일 진술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 외에도 다수의 관계자가 참고인 신분으로 ‘우병우 맞춤형’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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