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광주은행] 광주·전남 지역민의 은행에서 '모두의 은행'으로

입력 2017-11-30 16:57   수정 2017-12-0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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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49주년 맞은 광주은행의 도약

위기속에서 꾸준히 성장한 은행

1968년 자본금 1억5000만원으로 설립
49년 만에 자산 27조원으로 고성장

1999년 지방은행 최초 인터넷뱅킹 시작
2005년 당기 순이익 1000억원 돌파

2014년 JB금융그룹 편입 '전환기'
중국 등 해외시장 진출 본격화



[ 윤희은 기자 ] 광주은행이 올해 창립 49주년을 맞아 제시한 목표는 ‘모두의 은행’이다. 광주·전남 지역민 사이에서 뿌리깊게 성장해온 광주은행이 이 같은 목표를 정한 것은 영업 기반을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담아내기 위해서다. 한편으로는 급변하는 핀테크(금융기술) 시장에서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은행’이 되겠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자본금 1억5000만원에서 시작해 49년 만에 자산 27조원 규모 은행으로 거듭난 광주은행은 지난 9월 설립 이후 최초로 자행 출신인 송종욱 광주은행장을 새 최고경영자(CEO)로 맞이했다. 송 행장은 “49년이라는 오랜 기간이 흘러서야 비로소 자행 출신 은행장이 탄생한 것에 모든 직원이 기뻐하고 있다”며 “내년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100년 은행’이 되기 위한 전사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위기 극복하고 더 강해진 은행

광주은행의 시작은 1968년 광주와 전라남도 지역민을 위해 설립된 작은 은행이었다. 1967년 정부의 1도(道) 1은행 정책에 따라 세워진 10개 은행 중 한 곳이었다. 당시 자본금은 1억5000만원, 직원 수는 50명이었다.

광주은행은 경제 위기 속에서도 담금질을 통해 강하게 성장한 은행으로 꼽힌다. 외환위기를 겪은 지 3년여 만인 2000년 이에 따른 여파로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광주은행은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활용했다. 2001년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되는 등 아픔을 겪으면서도 임직원들은 끈끈한 협업을 유지하며 광주·전남 및 수도권 영업 기반을 차근차근 쌓았다. 그 결과 2005년 당기순이익이 1000억원을 넘어서는 성과를 보였고, 같은 해 영국 ‘뱅커지(紙)’에서 선정한 세계 1000대 은행에 꼽히기도 했다.

2014년 JB금융그룹에 편입되면서 광주은행은 전환기를 맞았다. 수도권에서는 간편하고 이용이 쉬운 소규모 점포로, 광주·전남에서는 지역민에게 가족·친지처럼 다가가는 지역민 은행으로 활발한 영업을 이어갔다. 2014년 연간 522억원에 불과하던 순이익은 2017년 3분기 기준으로 1285억원까지 늘어났다. 전년 동기보다 33.3% 늘어난 수준이다. 금융업계는 올해 광주은행의 연간 순이익이 15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도권 시장 적극 공략

광주은행은 창립 49주년을 맞아 광주·전남 지역민의 은행에서 모든 이의 은행으로 거듭나겠다는 전사적인 계획을 세웠다. 특히 수도권 시장은 광주은행에 미래 성장의 핵심 기반이 될 전망이다. 송 행장은 “아직 광주은행을 낯설어 하는 수도권 시장에서 ‘청년 은행’과 같은 젊은 이미지로 다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은행의 수도권 점포는 크지 않다. 건물 1층에 있는 점포가 드물 정도로 입지도 좋지 않다. 그러나 수익성은 좋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수익을 창출하는 고효율 전략에 따른 것이다.

광주은행은 자산관리에 대한 수도권 수요가 많다는 것을 감안해 당장 내년 1월부터 PB사관학교를 설립해 최대한 많은 직원이 연수받도록 할 계획이다. 평범한 은행 직원이 아니라 재무설계와 자산관리를 병행하는 전문인력을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해외시장 진출에도 나섰다. 지난달 22일 중국 장쑤성 우시시에 사무소를 세우며 첫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우시시는 장쑤성 내 경제 규모 3위 지역으로 SK하이닉스 현대모비스 등 국내 기업이 다수 진출한 곳”이라며 “향후 이 사무소를 지점·법인으로 전환하고, 중국 소매 금융기관에 대한 지분투자·협업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광주·전남 지역 영업은 지속적으로 강화한다. 광주은행은 내년부터 본사 근무인력 중 10%를 일선 점포에서 근무하게끔 인사 배치하기로 했다. “은행원은 무조건 현장에서 고객과 함께 있어야 한다”는 송 행장의 뜻이 반영된 것이다. 이를 통해 오랫동안 광주은행을 믿어온 광주·전남 지역에 더 친근한 은행, 가까운 은행이 되겠다는 목표다.

핀테크 시장에서 시중은행과 정면승부

광주은행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은행 간 모바일뱅킹 경쟁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겠다는 포부를 내놓았다. 오히려 모바일뱅킹 확대가 지방은행이 시중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유리한 기회로 보고 있다. 광주은행은 지난해부터 무방문·무서류 대출과 공인인증서·보안매체를 생략한 모바일 인증 절차 구축, 지문 인증 서비스 등 시중은행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못지않은 서비스들을 내놓았다.

내년부터는 더욱 서비스가 다양해진다. 스마트폰을 통한 선불형 교통카드 충전 서비스, 성명·전화번호를 활용한 간편 송금 서비스,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소액·중금리 대출 상품 등을 줄줄이 선보일 계획이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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