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등급, 얼마 더 쓰면 돼요?"… 연말 백화점 문의 몰리는 까닭

입력 2017-11-30 17:49  

안재광 기자의 유통심리학 (3)

발레파킹·전용라운지 등 혜택
한 번 '맛' 들이면 유지 애써
심리학선 '손실 기피'로 해석
얻는 행복보다 상실감 2배 커



[ 안재광 기자 ] “VIP 등급을 유지하려면 얼마를 더 써야 합니까.”

연말 백화점 고객센터에 가장 많이 들어오는 문의다. 기존 백화점 VIP 회원이 내년에도 등급을 유지할 수 있는지 궁금해서 전화한 것이다. 등급 유지를 위해 일부러 연말에 백화점에서 돈을 몰아서 쓰거나, 여러 명이 한 사람 카드로 구매를 몰아 주기도 한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VIP 서비스를 받아본 사람은 이를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왜 VIP 등급 유지에 목을 매는 것일까. 심리학에선 이를 ‘손실 기피’란 용어로 설명한다. 똑같은 대상을 놓고 그것을 잃었을 때 느끼는 실망감이 그 대상을 얻었을 때 느끼는 행복의 두 배에 달한다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이 실험을 했다. 대학생들에게 머그잔을 무작위로 나눠줬다. 누구는 갖고 누구는 못 가졌다. 그런 뒤 머그잔이 있는 학생은 이를 팔고, 없는 학생은 사라고 지시했다. 학생들에게 머그잔의 적정 가격을 물었다. 팔려는 학생은 사려는 학생이 기꺼이 지급하려는 가격의 두 배를 불렀다. 여러 번 실험해도 마찬가지였다. 일단 자기 손에 들어온 머그잔을 내놓기는 싫지만, 머그잔이 없는 학생은 이를 갖고 싶은 욕구가 크지 않다는 얘기다.

백화점 VIP 등급 서비스도 한 번 ‘맛’을 보면 내놓기 싫어하는 경향을 보인다. 혜택이 무료 주차나 전용 라운지 이용 등에 불과해도 연 수천만원을 ‘기꺼이’ 쓴다는 것을 백화점들은 파악하고 있다.

일부에선 ‘귀족 마케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백화점들은 오히려 VIP 등급제를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초 ‘레드’ 등급을 하나 더 만들었다. 구매 금액이 연 400만원 수준이면 VIP가 될 수 있다. VIP가 되고 싶어하는 중산층을 노렸다.

이렇게 VIP가 된 사람들은 등급 유지를 위해서라도 돈을 많이 쓰는 경향이 있다. 롯데백화점의 VIP 등급 회원(MVG·most valuable guest)은 전체 고객의 1%도 안 되지만 지난해 이 백화점 매출의 22.8%를 올려줬다.

G마켓 11번가 인터파크 등 전자상거래업체들도 백화점 VIP와 비슷한 우수회원제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VIP 제도가 ‘충성 고객’을 만드는 데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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