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할머니가 빚던 그 맛, 수년 도전 끝에 되살려
미국 유학파 큰 아들 합류… 병 디자인·판매 맡아 활약
한 병에 1만원 넘어도 '인기'
[ 김재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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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순도가는 어려워진 가계를 되살리려는 시도에서 출발했다. 직장생활을 하던 김 사장이 건설업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하자 부인인 박 장인이 나섰다. 시댁인 금녕김씨 집안에서 대대로 만들어 먹던 막걸리가 떠올랐다. 시중에 팔던 막걸리와 전혀 다른 맛이었고 제조 방식도 전통적이었던 기억이 났다. 이걸 사업화해보면 어떨까.
박 장인은 시할머니가 빚던 막걸리를 재현하고자 했다. 집안 대대로 내려오던 방식을 따라 빚기 시작했다. 쉽지 않았다. “전통 방식 그대로 따라 만들었는데 이상하게 그 맛도 안 나고 독하거나 약했어요. 먹고 나면 머리도 아팠고요.” 박 장인은 말을 이었다. “그럴 때마다 항아리를 깨고 그 안에 있던 술을 죄다 쏟아버렸어요. 몇 번인지도 몰라요.” 김 사장이 말을 받았다. “2~3년을 반복했는데 어느 날 옛날에 먹던 그 맛이 났어요. 2005년인가 그랬을 겁니다.” 복순도가의 시작이었다.
술맛을 찾았지만 브랜드도 판로도 없었다. 막막했다. 그렇게 몇 년을 흘려 보냈다. 술은 계속 빚었고 맛도 계속 찾아갔다. 2008년 미국 뉴욕 쿠퍼유니언대에서 건축학을 전공하던 첫째 아들이 군 제대를 한 뒤 돕기 시작했다. 막걸리병 디자인을 자청했다. 지금의 복순도가 병이다. 2010년 시장에 서서히 내놓기 시작했다. 첫째 아들이 복순도가 몇 병을 가방에 넣고 전국을 돌았다. 첫 주문은 경기도의 한 골프장에서 들어왔다. 5병에 3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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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이라고 합디다. 처음엔 사업자번호 달라고 해서 장난전화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며칠 지나니 차들이 막 밀고들어 오더라고요. 식품의약안전처 사람이라면서 미리 검사를 해야 한다며 50병을 달라고 하는데 우리는 안한다고 했어요. 술도 부족한 상황이라서. 결국은 냉장탑차가 와서 싣고 갔어요.”
김 사장의 불만과 달리 복순도가는 그때 브랜드가 전국으로 알려졌다. 이번엔 외국 술 전문가들로부터 품질 평가를 받아보고 싶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2015년 국제와인주류품평회인 샌프란시스코 국제와인주류품평회에서 금상, 영국 주류품평회에서 은상, 로스앤젤레스 국제와인주류품평회에서 동상을 받았다. 그해 대통령이 주관한 청와대 재외공관장 초청 만찬행사 때도 복순도가는 건배주로 올랐다.
김 사장 부부는 성공 비결을 절박감과 품질로 요약했다. 무엇보다 기울어진 가계를 되살려야겠다는 생각에 제대로 된 전통주 복원에 매달리고 또 매달렸다는 설명이다. 복순도가 건물 안과 밖엔 100여 개의 항아리가 있다. 이 옹기들 중엔 1920년에 만들어진 것도 있다. 박 장인은 “옹기가 옛날 것이어서 좋은 게 아니라 요즘은 이렇게 만들지 않아 살 수가 없어 오래된 것만 쓰는 것”이라며 “옛날 옹기들은 숨을 쉬면서도 외부와 단절시켜준다”고 했다. 여기에서 인공균이 없는 천연 누룩과 인근 지역 햅쌀을 넣어 발효시킨다. 누룩을 짤 땐 삼베를 사용한다. 김 사장은 “항아리 한 개에 200만원 하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울산=FARM 김재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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