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미국산 아이폰, 디자인은 영국 전통 따랐다

영국 디자인

샬럿 필·피터 필 지음 / 이상미 옮김 / 시공아트 / 256쪽 ㅣ 3만5000원


[ 송태형 기자 ] 애플의 아이팟과 아이폰, 다이슨의 날개 없는 선풍기와 무선청소기. 2000년대 세계 산업디자인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혁신 사례로 꼽히는 제품들이다. 이들 제품의 공통점은 또 있다. 조너선 아이브(애플)와 제임스 다이슨(다이슨)이란 탁월한 영국 디자이너가 만든 ‘영국 디자인’이란 점이다.

영국 디자인은 세계 디자인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영국 디자인의 본질과 특성, 가치를 대표작 100점을 통해 심도 있게 들여다본다. 디자인 역사와 이론, 비평 분야에서 국제적인 명성을 가진 샬럿 필, 피터 필 부부가 함께 썼다.

저자들은 ‘100선(選)’을 통해 산업혁명 여명기부터 오늘날까지 300여 년에 이르는 영국 디자인 역사를 아우른다. 산업혁명의 주역인 조사이어 웨지우드의 도자기 세트, 험프리 데이비의 광산용 램프, 조지 스티븐슨의 기관차 엔진부터 21세기 애플과 다이슨 제품에 이르기까지 세계 디자인 역사뿐 아니라 산업사에 족적을 남긴 명작들을 상세하게 소개한다.

저자들은 영국 디자인의 강점으로 ‘아름다움과 유용성의 조화’를 꼽는다. 그들은 “영국 디자이너들은 특유의 장인정신과 전문성, 공예와 산업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능력으로 실용적이면서도 세련미를 유지한 현대 디자인을 창조했다”고 설명한다.

미국 제품인 아이팟과 아이폰을 ‘영국 디자인’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저자들은 “전체적인 형태에 영국적인 미학이 스며들어 있다”며 “미국 디자인의 투박한 남성적 미학과는 확실히 다른, 세련된 분위기와 기능적 우아함이 실용적인 형태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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