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석 기자 ] 미국의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잠재 GDP를 10년 만에 처음으로 웃돌았다. 모든 생산요소가 완전가동됐다는 뜻이다. 통상 실질 GDP가 잠재 GDP를 웃돌면 과열을 뜻하지만, 미국 내에선 과열 징후가 없는 ‘스위트 스폿(최적 상황)’ 상태란 평가가 나온다.
미 상무부는 3분기 실질 GDP(계절조정치)가 전 분기보다 3.3%(연율 기준) 늘어난 17조1700억달러로 집계됐다고 2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 의회예산국(CBO)이 추산한 잠재 GDP 17조1300억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이는 2007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3분기 성장률 잠정치는 최근 3년 내 최고 수준이다. 앞서 발표된 속보치는 3.0%였다. 상무부는 잠정치가 속보치보다 개선된 건 기업들이 투자를 늘린 데다 정부 지출도 증가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분기별 GDP 통계를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 등 세 번 발표한다. 3분기 GDP는 10월(속보치), 11월(잠정치), 12월(확정치) 세 번 나온다.
잠재 GDP는 노동 자본 등 한 나라의 경제가 가진 모든 생산요소를 통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능력을 의미한다. 경제가 잠재 GDP보다 더 성장하면 인력 자원이 점점 귀해지므로 물가와 임금 상승 압력이 커진다.
이에 따라 미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커졌다. 엘렌 젠트너 모건스탠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GDP 갭(실질 GDP-잠재 GDP)의 플러스 반전은 경제에 비효율이 없다는 의미”라며 “지금은 금리를 인상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일부에선 잠재 GDP가 낮게 추산됐다고 지적했다. CBO가 금융위기 이후 생산성 증가 둔화 등을 이유로 장기 성장 전망치를 계속 낮춰왔다는 것이다.
젠트너 이코노미스트는 “통상 잠재 GDP 이상의 성장은 경기 확장기의 마지막이란 신호지만 이는 곧바로 침체로 들어간다는 뜻은 아니다”며 “지금은 호경기가 몇 년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믿을 만한 이유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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