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과 모기장을 수입한다고 세관에 신고하고 동남아로 수출된 국산 면세담배 158만갑을 몰래 국내로 들여와 거액을 챙긴 국내 최대 담배 밀수입 조직이 적발됐다.
부산본부세관(세관장 조훈구)은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로 수출한 국산담배 158만갑, 총 65억 상당을 국내로 밀수입한 혐의로 주범 A씨, 운반책, 판매책 등 5명을 구속했다고 1일 발표했다.또 보세창고 보세사는 불구속 수사중이며, 수입물량 중 보관중이던 담배 25만갑을 압수했다고 덧붙였다.이번에 적발한 밀수담배 158만갑은 세관, 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적발한 단일사건으로는 최대규모의 사건으로, 지난해 관세청에서 적발한 전체담배의 60%에 이르는 수량이다.
이번에 적발된 담배는 국내에서 제조해 동남아로 수출한 것으로 범인들은 시세차익과 함께 담배에 부과되는 세금을 탈루하기 위해 밀수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관 관계자는 “혐의자들이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중국 SNS를 통해 상호 연락을 하면서 철저히 현금거래만 하는 치밀함을 보였고, 세관 조사를 받는 중에도 창고를 바꿔가며 밀수를 계속하는 대담함을 보였다”고 밝혔다.
혐의자들은 한국에서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로 정식 수출된 담배를 구입책 B씨가 현지에서 대량으로 구매한 후 중국으로 보내면, 중국에 있는 국제운송책 C씨가 자체 제작한 박스에 박스당 270포(포는 10갑)를 넣어 일반 화물로 위장해 인천항으로 보냈다.
이들은 국제운송 때 컨테이너에는 다른 화주들의 정상물품과 섞어 보내는 방법으로 세관검사를 피했고, 적하목록상 품명을 인형 등으로 기재해 보세창고에 반입한 후 밀수담배는 즉시 빼돌리고 그 대신 미리 준비해둔 인형을 갖다놓는 치밀함을 보였다.빼돌린 담배는 부산 강서구의 창고에 보관하면서 부산 국제시장, 서울 남대문시장, 대구 교동시장 등 전국적으로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주범 A씨는 해외공급책 B씨에게 1갑당 1800~2350원에 구입한 에쎄 등 담배를 국내 도매상들에게 1갑당 2800~3000원에 판매해 총 15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했다.담배 1갑에 부과되는 담배소비세 등 세금 총 52억 상당도 포탈한 것으로 밝혀졌다.
세관은 지속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담배 밀수입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수입단계에서부터 화물검사를 강화하는 한편, 유관 기관 및 담배 제조사와의 정보교류를 통해 담배 밀수 근절을 위한 지속적인 단속을 추진하기로 했다.
세관 관계자는 “밀수 담배 등의 단속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관심과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며 “한글 흡연경고 문구,그림이 없는 담배나, 면세용 표기(Duty Free) 담배 등 밀수 가능성이 높은 저가 담배는 구매를 자제하고, 불법수입?유통행위 발견 즉시 ‘관세청콜센터(전화번호 125)’로 적극 제보해 줄 것”을 당부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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