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경 기자 ] “처음에는 음원 차트 100위 안에도 못 들었어요. 올해가 가기 전에 선물처럼 드리고 싶어 기습적으로 냈고 홍보도 특별히 하지 않았죠. 그런데 이렇게 차트를 역주행해 주변에서 축하를 많이 해줬어요. 하하.”
OST 요정에서 역주행의 요정이 됐다. 지난 9월29일 발매한 노래 ‘밤이 되니까’가 뒤늦게 국내 주요 음원차트 상위권에 오르면서 주목받고 있는 가수 펀치(본명 배진영·25) 이야기다. ‘밤이 되니까’는 지난 10월24일 멜론 차트 61위, 11월7일에는 24위에 올랐다. 1일 오전 9시 기준 멜론 실시간 차트에서는 16위, 엠넷·벅스·지니·올레에서는 9위를 기록했다.
펀치는 그간 ‘최고의 한방’ ‘미씽나인’ ‘도깨비’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등 여러 드라마의 OST에 참여했다. 엑소의 찬열과 함께 부른 ‘Stay With Me’는 ‘도깨비’ 특유의 애절한 분위기와 어우러져 큰 인기를 끌었다.
“OST를 많이 부른 경험이 감정선을 섬세하게 잡는 데 도움이 됐어요. 지금까지 부른 OST 중에서도 ‘미씽나인’ OST이자 SM스테이션(SM엔터테인먼트의 디지털 음원 공개 채널) 51번째 곡이던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가 기억에 남습니다. 다른 OST와는 또 다른 느낌이 있거든요.”
보컬은 물론 랩까지 소화하는 펀치는 “질리지 않고 계속 듣고 싶은 목소리였으면 좋겠다”며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목소리와 음악으로 오래도록 사랑받고 싶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노래방에 가면 꼭 부르는 명곡들이 있잖아요. 비오는 날이면 꼭 생각나는 노래가 있고요. 내 노래도 하나쯤은 그 반열에 오르면 좋겠어요. 지치고 힘들 때 많은 사람이 옥상달빛의 ‘수고했어 오늘도’를 찾아 듣는 것처럼요.”
그는 다행히 얼마 전 코인노래방에서 ‘밤이 되니까’가 등록된 것을 확인했다며 활짝 웃었다.
펀치는 미니 앨범을 준비 중이다. 그는 “타이틀곡도 중요하지만 수록곡을 ‘진짜 좋은 노래’들로만 채우고 싶다”고 했다. 팬들과의 소통도 활발하다.
“페이스북에 내 동영상이 올라왔는데 어떤 여성이 ‘펀치 너무 귀엽다. 저 볼은 노래 주머니인가봐’라고 댓글을 달아서 한참 웃었어요. 인터넷 방송 ‘최군TV’에 출연했을 땐 이름이 펀치니까 팬클럽 이름은 ‘강냉이’(센 주먹을 뜻하는 ‘원펀치 스리강냉이’에 비유한 것)가 어떠냐는 말도 나왔죠.”
펀치는 “예능 프로그램을 비롯한 방송 출연도 생각 중이고 기회가 온다면 OST에 또 참여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얼굴을 알릴 기회가 좀 더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경 한경텐아시아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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