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전망대] 경제전망 '적중률' 낮아진 KDI, 자존심 회복할까

입력 2017-12-03 17:45  

고경봉 경제부 차장 kgb@hankyung.com


2017년의 끝이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매년 이맘때면 주요 국책·민간경제 연구소와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 등은 이듬해 전망 보고서를 작성하느라 분주하다. 매번 계산기를 열심히 두드려 보지만, 향후 1년간 경제 동향과 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 정치·사회적인 변수가 많은 데다 대외적 요인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올해 경제·시장 전망을 낸 연구소와 리서치센터 등은 대부분 결과적으로 체면을 구겼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주요 증권사 중 코스피지수가 2500선을 넘을 것으로 내다본 증권사는 한 곳도 없었다. 하나금융투자가 가장 높은 2350을 제시했다. 경제성장률도 마찬가지다. 국내 주요 경제연구소가 작년 말, 올초에 내다본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1~2.4%였다. 하지만 올해 성장률은 3%대가 확실시된다.


내년 경기 전망은 특히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수출을 지탱해온 반도체산업은 내년 정점을 맞은 뒤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6년5개월 만의 기준금리 인상, 하반기 들어 두드러진 원화 강세기조도 주요 변수다. 장기간 ‘돈이 풀리는’ 시장에 익숙해진 경제주체들에 갑자기 바뀐 환경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다. 내년은 또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관련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첫해인 데다 1인당 국민소득(GNI)이 3만달러대에 진입하는 시작점이기도 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오는 6일 ‘2017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추정치와 내년 전망을 공개한다. 한국은행은 물론 국제기구, 민간 연구소들이 대부분 내년 전망치를 내놓은 터라 뒤늦은 감이 있지만 최고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실린다. KDI는 최근 몇 년간 보수적인 전망을 고수했다.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보다도 낮았다. 하지만 매년 예상치는 빗나갔다. 올해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2.6% 성장 전망을 내놨지만, 3%대 초반이 예상되는 것과는 괴리가 크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로 제시한 2.5%를 얼마나 상향 조정할지도 관심이다. 정부와 한은, 국제기구 등은 내년 3% 안팎을 제시하고 있다.

금융안정위원회(FSB)는 6일 한국 동료평가보고서(Peer Review Reports)를 내놓는다.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금융감독기관장의 모임인 FSB는 2010년 이후 매년 2~3개국을 선정해 금융 경쟁력과 규제개혁 수준 등을 평가한다. 한국에 대한 동료평가보고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나라의 중앙은행 총재와 금융당국 수장들이 바라보는 한국 금융 경쟁력의 현주소가 어느 정도일지 궁금하다.

금융감독원은 같은 날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 및 향후 계획을 발표한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 제정된 2001년부터 금융감독원과 채권은행은 매년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인 대기업과 50억원 이상 500억원 미만 중소기업에 신용위험평가를 한 뒤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통상 대기업은 7~8월, 중소기업은 11~12월 선정해 발표한다. 지난해 말에는 176개 중소기업이 ‘살생부’에 올랐다.

고경봉 경제부 차장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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