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만원 든 쇼핑백 두고 내린
중국 관광객 2시간 반만에 찾아
[ 박상용 기자 ] 서울지하철 2호선을 타고 결혼식에 가던 회사원 A씨는 지인들이 부탁한 축의금 봉투가 담긴 가방을 열차 선반에 두고 내렸다. A씨는 자신이 탄 열차칸 번호를 확인하고 황급히 역사 내 안내센터로 달려갔다. 역무원은 의심되는 열차칸을 추려내고, 전화로 도착 예정역 직원에게 분실물 확인을 요청했다. 다행히 분실물은 선반 위에 있었고 A씨는 40여분 만에 가방을 되찾았다.
3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2014~2016년 지하철 1~8호선에 접수된 현금 유실물은 2만4260건, 13억8800만원이다. 하루 평균 126만원꼴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지갑처럼 현금이 들어 있는 유실물의 85%(건수 기준)가 주인에게 되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전체 유실물 중 현금 비중은 7% 선이지만 액수는 매년 커지고 있다. 2014년 6516건(3억4000만원)이던 현금 유실물은 지난해 1만427건(5억9000만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도 9월까지 7595건(5억5000만원)이 접수됐다.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 분실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달 20일에는 중국 관광객이 4호선 열차에 현금 2만4300위안(약 400만원)과 여권이 담긴 쇼핑백을 두고 내렸다가 역 직원과 승무원 도움으로 2시간30분 만에 되찾기도 했다.
주인을 못 찾아 경찰로 넘어간 돈은 1억3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유실물센터에 접수 후 7일이 지나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경찰서로 인계된다. 이후 9개월간 찾아가지 않으면 국가로 귀속된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현금 분실 땐 탑승 열차칸 번호를 확인하고,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내렸을 땐 정확한 하차 시간과 하차한 승강장 바닥에 적힌 탑승칸 번호를 기억해야 회수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지하철 유실물은 경찰청 유실물 포털 lost112(lost112.go.kr)나 서울교통공사 홈페이지(seoulmetro.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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