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난색…승인 진통 겪을 듯
[ 이정선 기자 ]
고분양가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나인원 한남’(조감도)의 분양승인 절차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3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사업자인 대신에프앤아이(F&I)에 따르면 나인원 한남의 분양승인 신청 가격은 규모별로 3.3㎡당 5580만~6940만원에 이른다.
그동안 알려진 3.3㎡당 6000만~7000만원보다는 다소 내려간 금액이지만 역대 최고 분양가 기록(475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가격이다. 펜트하우스를 제외한 가구당 분양가는 42억원에서 70억원 선이다.
대신에프앤아이는 인근 고급아파트 단지인 ‘한남더힐’의 매매가를 기준으로 분양가를 산정했다. HUG는 분양승인을 내줄 때 평균 분양가가 인근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 또는 매매가의 11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동일 면적인 249㎡를 비교하면 나인원 한남은 5600만원, 한남더힐은 5400만원이다. 294㎡는 나인원 한남이 5580만원, 한남더힐이 5800만원이다.
대신에프앤아이 개발사업본부 관계자는 “나인원 한남은 청담동 등의 고급 빌라처럼 단독주택 개념으로 설계하고 시공하는 고급 주택이어서 분양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일반적인 아파트와는 다른 상품”이라며 “HUG의 분양승인 기준에 맞게 분양가를 책정한 만큼 분양승인 과정에서 큰 갈등은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영장까지 딸린 펜트하우스(296㎡) 및 슈퍼 펜트하우스(302㎡) 가격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대신에프앤아이가 고분양가 논란을 의식해 HUG와 협의하는 방식으로 분양가를 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펜트하우스 특성상 분양가는 3.3㎡당 9000만원에서 1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가구당 분양가는 최소 80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서울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에 들어서는 나인원 한남은 249~334㎡짜리 9개동, 335가구로 이뤄진 고급형 아파트 단지다. 가구마다 전용 엘리베이터가 설치되고 평균 4.7대의 주차공간과 전용 마당이 조성된다.
분양승인 절차가 순탄할지는 미지수다. HUG가 정부와 여론을 의식해 대신에프앤아이가 낸 분양승인 신청 가격을 그대로 수용하기 곤란한 처지이기 때문이다. 대신에프앤아이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가 상승의 주된 원인은 고급 주택시장이 아니라 재건축 시장”이라며 “행복주택 등 서민주택을 늘려 집값을 안정시키듯이, 고급 주택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상품도 늘어나야 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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