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도 내몰린 베네수엘라, 천연자원 기반 디지털화폐 추진

입력 2017-12-04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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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익 기자 ] 경제위기에 처한 베네수엘라가 디지털화폐 도입을 추진한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국영 VTV에 방영된 자신의 주례 쇼에서 “미국의 제재로 가속화된 금융 봉쇄에 맞서 싸우기 위해 디지털화폐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이 소개한 화폐 이름은 ‘페트로’로 천연자원 비축분을 토대로 거래한다는 계획이다. 출시 일정 등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베네수엘라는 페트로를 활용하면 통화 주권을 지키면서 외부의 금융 봉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의 금융 제재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아직 규제가 덜한 디지털화폐로 제재 그물망을 빠져나가려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은 지난 8월 자국 기관 및 개인에 대해 베네수엘라 정부·국영기업과의 신규 채권 거래를 금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마두로 대통령이 최근 투자자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비트코인에서 경제난을 타개할 아이디어를 얻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사회는 마두로 대통령의 계획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볼리바르화의 실질 가치가 급격히 하락해 디지털화폐보다 실질 통화 관리가 급선무인 상태기 때문이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달 14일 채무불이행 위기에 놓인 베네수엘라의 국가 신용등급을 ‘선택적 디폴트(SD·selective default)’로 강등했다. SD는 전체 신용등급 체계에서 지급 불능을 뜻하는 ‘디폴트(D)’ 직전 단계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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