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LCC 비행기 148대… 대한항공 맞먹는다

입력 2017-12-04 19:23   수정 2017-12-05 08:20

2018년 신규항공기 도입 대수
제주항공 8 티웨이 6 진에어 4 이스타 4

판 커지는 저비용항공
사상 최대 실적 업고 공격적으로 투자 나서

신생 LCC도 진입 '채비'
조종사·정비사 수급 비상



[ 박재원 기자 ]
내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보유한 여객기가 처음으로 업계 1위 대한항공을 넘어설 전망이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LCC들이 새해부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대형 항공사와의 경쟁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신규 면허 발급을 신청한 두 항공사의 국토교통부 승인 여부에 따라 LCC 간 치열한 순위 다툼도 예상된다.

◆내년에도 공격 투자

4일 국내 LCC가 국토부에 제출한 ‘2018년도 신규 항공기 도입 계획’에 따르면 LCC들이 보유한 항공기 대수는 올해 122대에서 내년 말 148대로 늘어나게 된다. 1년 새 26대가 늘어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진에어가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26대)와 맞먹는다. 창립 12주년을 맞는 제주항공의 경우 올해 30대 문턱을 처음 넘어섰다. 업체별로 보면 제주항공이 8대, 티웨이항공이 6대를 각각 늘린다. 진에어와 이스타항공이 4대씩 증가 계획을 세웠다.

LCC들이 계획대로 항공기를 확충할 경우 국내 선두자리를 지켜온 대한항공의 여객기 보유대수와 맞먹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한항공은 131대(화물기 제외)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내년에는 총 20대를 늘릴 계획이다.

LCC들이 이처럼 공격적인 행보를 펼치는 데는 올해 거둔 사상 최대 실적이 자리 잡고 있다. 제주항공은 올해 LCC 사상 최초로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 달성을 노리고 있다. 올 3분기까지 각각 7438억원, 838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이미 지난 한 해(584억원)를 훌쩍 넘어섰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여파도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다른 LCC들도 마찬가지다. 티웨이항공은 올 3분기에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2%, 영업이익은 56%가량 뛰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출발지를 다양하게 확대하고 공격적으로 공급석을 늘린 점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이렇게 늘려도 되나

LCC들이 앞다퉈 상장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투자를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진입을 눈앞에 둔 진에어의 행보가 가장 공격적이다. 진에어는 내년 중형기 B777을 포함해 총 4대의 항공기를 도입한다. 최정호 진에어 대표는 상장을 통해 확보한 금액으로 “2020년까지 매년 4~5대의 신규 항공기를 도입해 항공기 보유 대수를 현재 24대에서 총 38대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어부산 역시 지방자치단체의 반대로 상장 계획이 미뤄졌지만 꾸준히 항공기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규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는 에어로K와 플라이양양의 신규 면허 발급 여부에 따라 LCC업체 간 치열한 다툼도 예상된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사장은 “신규 LCC가 진입할 경우 기존 LCC와 신생 LCC 간 밥그릇 다툼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항공기 도입 급증이 단기적으로 조종사와 정비사 부족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국토부는 항공기 한 대당 12명의 조종사를 확보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26대의 항공기가 새로 도입되면 312명의 조종사가 필요하다. 항공기 정비인력도 대거 확충해야 한다. 국토부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3월 기준 총 2697명의 조종사와 2702명의 정비사를 두고 있다.

이에 비해 6개 LCC는 조종사 1526명, 정비사 977명을 보유하는 데 그치고 있다. 비슷한 항공기 대수를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허의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단기적으로 이 많은 인력을 국내에서 조달할 수 없기 때문에 외국인 인력을 수혈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조종사들의 몸값이 또다시 뛰어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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