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대우·대림·GS 등 10곳
아파트 13만5350가구 공급
"정비사업은 미분양 우려 적어"
중견 건설사는 물량 축소 계획
[ 김진수/선한결 기자 ] 입주 폭탄 우려에도 불구하고 10대 대형 건설사들은 내년 아파트 분양 물량을 대폭 늘릴 예정이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내년 10대 건설사(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사 중 삼성물산과 롯데건설 제외) 중 한화건설을 제외한 9곳이 올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들 중 내년 공급 예정 물량이 가장 많은 곳은 GS건설이다. 올해(2만6367가구)보다 2918가구(11.1%) 증가한 2만9285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GS건설과 함께 대우건설(2만3536가구), 대림산업(2만1190가구) 등도 2만 가구 이상 공급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올해(1만7355가구)와 비슷한 1만7609가구를 선보일 예정이고 현대건설은 올해(9565가구)보다 4719가구(49.3%) 늘어난 물량을 목표치로 정했다. 올해 공급 물량이 적었던 금호건설(2701가구→7064가구), 쌍용건설(468가구→3850가구), SK건설(4835가구→5880가구)도 공격적인 분양 계획을 세웠다. 대부분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통해 아파트를 공급하는 게 특징이다.
한 대형 건설사 마케팅 임원은 “입주 물량 등을 고려할 때 내년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인허가를 진행 중인 단지들은 분양 시점을 늦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입주 물량은 올해보다 11% 많은 44만2194가구다. 2006년부터 10년간 연평균 입주 물량보다 약 64% 늘어난 수치다.
또 다른 건설사 임원은 “정비사업은 기본적으로 조합원이 있어 미분양 우려가 적고 조합원이 공사비의 상당 부분을 내는 게 안전판”이라며 “일반분양 가격을 어느 수준으로 책정하느냐가 분양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반해 택지지구·신도시에서 아파트를 주로 공급하는 중견 건설사들은 분양 물량을 줄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확보해둔 택지지구 물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데다 지방과 수도권 남부지역의 공급과잉이 우려되고 있어서다. 정부가 청약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 등을 지정해 각종 세금·금융·전매 규제를 쏟아내고 있는 것도 악재다.
한 중견 건설사 분양팀장은 “올해 택지지구 보유 물량을 대부분 공급해 내년에는 공급할 물량이 거의 없다”며 “시장 상황을 예측하기 힘들어 아직 공급 계획을 못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대도시 정비사업지를 넉넉히 확보하고 있는 대형 건설사와 신규 택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견 건설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며 “내년엔 주택 공급 시장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진수/선한결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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