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특근수당은 챙기려 '주중 파업' 고집한 현대차 노조

입력 2017-12-05 19:45   수정 2017-12-06 05:51

임금손실 적은 평일만 파업
비용부담 커진 현대차
"휴일 특근 취소하겠다"



[ 장창민 기자 ]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결국 파업에 들어갔다. 올해만 10번째다. 어려운 회사 경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파업이라는 지적에도 ‘깃발’을 올리고 생산라인을 세웠다.

현대차 노조는 5일 1·2조 작업조별로 2시간씩 파업을 벌였다. 6일과 7일, 8일에도 3시간씩 총 나흘 연속 부분파업을 한다. 현대차 근무 체계는 1조 8시간, 2조 8시간으로 하루 기준 파업 총량은 5일 4시간, 6~8일 6시간씩이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단체협약에서 월급 15만4883원 인상(금속노조 공통 요구안), 성과급으로 순이익의 30% 지급, 국민연금 수령 직전 연도까지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기본급 동결 △3호봉 승급(평균 4만2879원 인상) △성과급으로 통상임금의 250%+140만원 지급 등을 제시했다. 노조 측은 회사 제시안에 대해 “사실상 임금 삭감”이라며 파업에 들어갔다.

이번 현대차 노조 파업의 특징은 ‘주중’ 부분 파업이다. 통상 노조가 파업을 벌일 때 정규 시간 외 잔업이나 주말 특근을 먼저 거부한다. 이어 노사협상이 지지부진하면 주중 정규 시간에도 파업을 이어가는 식이다.

현대차 노조는 이와 반대였다. 이번 파업에선 주말 특근은 하되 주중 파업만 고집했다. 이를 놓고 업계에선 “현대차 노조가 정규 근무 시간 파업으로 인한 임금손실을 주말 특근으로 만회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주말 특근은 통상 시급의 150%를 받는다. 주말 특근을 거부하면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른 임금 손실이 주중 파업보다 더 많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회사는 4일 노조에 이번주 예정된 주말 휴일 특근을 취소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했다. 사측은 공문을 통해 “주말 특근은 평일 정규 근무를 전제로 부족한 물량을 추가 생산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규 근무 시간에 파업한다면 특근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사측의 통보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주말 특근은 거부하지 않고 예정대로 한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은 파업이 아니라 위기 극복과 직원 고용안정을 위해 노사가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는 올 들어 아홉 번의 부분파업을 했다. 앞선 파업에서는 3만8000여 대의 생산 차질이 빚어져 8000억원이 넘는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24일간 파업으로 14만2000대의 생산차질 피해(매출 손실 3조1000억원)를 입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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