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여파로 부동산 시장 위축
내년 공급량 평년의 3분의2 수준될 듯
개발사업 부지는 하반기 이후 확보
캄보디아 등 동남아 시장 진출
설계·감리·마케팅·금융분야까지
종합 부동산 서비스업체로 인정받겠다
[ 김진수 기자 ] “건축사 출신이다 보니 숨어 있는 인허가 리스크를 빨리 찾는 등 장점이 많습니다. 앞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도 진출해 ‘종합 부동산 서비스업체’로 인정받겠습니다.”
박진순 한림건축그룹 대표(51·사진)는 설계 분야에서 출발한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업체)다. 어떻게 보면 서비스(용역)인 을의 영역에서 갑인 시행으로 확장한 디벨로퍼다. 하지만 그는 설계라는 강점이 디벨로퍼로 자리잡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또 그 강점을 살려 다양한 개발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건축사 출신 디벨로퍼
박 대표는 1990년대 초 경기 의정부의 주택업체인 신대주택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청원건설(대전), 명성건축 등을 거쳐 2001년 미래에이택을 창업했다. 집을 담보로 1억2000만원을 대출해 시작한 사업이었다. 직원 네 명이 동분서주했지만 통장 잔액이 6개월 만에 절반으로 줄었다. 서울 영등포구 우진연립 재건축을 처음 수주해 계약서를 쓸 때 손이 떨렸다고 했다. 냉혹한 비즈니스 현실에서 첫 수주의 감동이 컸다는 얘기다. 그는 “첫 수주 물꼬가 트인 이후 1년에 10여 개 설계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며 “3년간 주말마다 소형 재건축 설명회를 쫓아다니며 왕성하게 활동한 게 더 크게 도약하는 발판이 됐다”고 회상했다.
그러다가 2005년 서울 동대문구 라모도 쇼핑몰 설계 수주 실패로 시행과 금융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당시 시행사와 금융기관이 (우리가) 상업시설 설계 경험이 부족하다며 수주 참여에서 배제시켰다”며 “이때 금융의 중요성을 깨달은 동시에 시행 쪽에도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후 한림건축은 매년 30여 개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16년 동안 500여 개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아파트 오피스텔 주상복합 호텔 상업시설 근린생활시설 오피스빌딩 등 사업 유형도 다양하다. 서울 마곡지구에서는 ‘안강 프라이빗’을 비롯해 20여 개 프로젝트의 설계와 감리를 맡았다. 제주에서 4개의 호텔 설계를 하고 있다.
◆시행 및 해외 시장으로 사업 확장
박 대표는 한림건축뿐 아니라 코리아인월드(개발), 한림ENC(종합감리), 더한플래닝(마케팅) 등 4개 법인에 직원 수만 200명이 넘는 조직을 거느리고 있다. 그동안 공동 사업 형태로 경기 용인시 성복 연립주택 사업, 하남 미사강변도시 19-4블록 근린생활시설(메인프라자), 경북 구미시 형곡동 공동주택(267가구) 등을 시행했다. 내년 하반기 분양 예정인 경기 안양시 비산동 복합단지는 아파트(205실)와 오피스텔(352실), 상업시설로 이뤄진다.
박 대표는 설계 쪽 강점을 개발업무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커뮤니티 시설인 북카페나 고령자를 위한 실버시설을 단순히 건설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지역 구청, 시청의 사회복지과 등과 협의해 활성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사업을 추진할 때 건축의 3대 요소인 구조·기능·미에 사업성까지 가미하려고 합니다. 더불어 입주민은 물론 지역사회에서 커뮤니티를 다양하게 활용할 방법도 강구하고 있습니다.”
박 대표는 내년 정부의 대출 규제 등으로 시장이 다소 위축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입주 물량이 늘어나는 대신 공급 물량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내년 하반기 이후 추가 사업 부지를 확보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최근 5년간 60만 가구였던 인허가 물량이 내년에는 40만 가구 정도로 줄고 공급 물량은 평년의 3분의 2 수준인 25만 가구 안팎이 될 수 있다”며 “시장이 한번 침체 국면을 지날 때 미리 사업 부지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히 개발에 그치는 게 아니라 유지·관리나 상가 활성화 등도 디벨로퍼가 책임지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가 롤모델로 삼는 디벨로퍼는 문주현 엠디엠그룹 회장이다. 굴지의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담력은 물론 신탁업 등을 아우르는 부동산 종합 금융그룹으로 자리잡은 것도 배울 점이다. 박 대표는 “개발사업의 설계와 감리, 마케팅 등을 포함한 종합 부동산 서비스업을 지향하고 있다”며 “향후 자본이 축적되면 부동산 금융 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관심을 해외 쪽으로도 돌리고 있다. 올해 캄보디아에 지사를 설립하고 현지 인력도 채용했다. 그는 “성숙 단계인 국내 개발시장에서 ‘제로섬’ 싸움을 할 게 아니라 해외에 진출해야 할 때”라며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 개발시장은 이제 막 열리고 있어 국내 건설용역업체들이 할 일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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