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미국 경제 침체요인 없다… 법인세율 낮아지면 2.5% 넘게 성장"

입력 2017-12-06 17:18   수정 2017-12-07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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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챈 JP모간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

미국 경기 좋아도 물가 낮은 이유?
우버·아마존 같은 기업들 덕분 '파괴적 혁신'이 물가 안정에 기여

증시 급등은 기업실적이 떠받쳐
내년 세제 개혁땐 주가 더 오른다



[ 김현석 기자 ] 월가 전문가들이 본 내년 글로벌 시장

세밑 미국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는 축제 분위기다. 경기가 100개월째 확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뉴욕증시가 S&P500지수 기준으로 올 들어 16% 넘게 치솟아 대부분 두둑한 보너스를 손에 쥐었다. JP모간,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이코노미스트와 투자전략가들은 내년 미국뿐 아니라 세계 경기가 올해보다 더 좋을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은 올해(2.0%)보다 높은 2.2%로 예상한다. 내년부터 법인세율이 낮아지면 2.5%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본다.”

앤서니 챈 JP모간자산운용 수석이코노미스트는 5일(현지시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경기 확장세가 100개월을 넘어 사상 두 번째로 길게 이어지고 있지만 내년에도 침체를 초래할 만한 요인은 찾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을 걱정하는 시각에 대해 “제롬 파월 이사가 내년 2월 Fed 의장에 취임하면 금리를 아주 천천히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경제의 위험 요소로 지적되는 △Fed 목표치(연 2%)에 못 미치는 물가 △1%대에 머물고 있는 생산성 △미국 국채 10년물과 2년물 간 스프레드(격차) 축소도 우려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경기가 좋아지는데 물가는 왜 안 오르나.

“물가가 낮은 이유는 아마존의 인공지능(AI) 스피커 알렉사에 물어봐라(웃음). 그건 바로 ‘파괴적 기술’ 때문이다. 차량 공유 서비스업체 우버와 리프트가 등장한 이후 택시비가 확 내려갔다. 미국에선 가구당 차를 서너 대씩 소유했는데, 최근 우버나 리프트의 택시를 많이 타면서 한 대만 사는 가구가 늘고 있다. 공유경제가 비용을 낮추고 있다. 아마존 등 온라인 쇼핑 확산도 원인이다. 온라인에서 사면 언제나 싸지 않은가. 아마존은 최근 호주에 진출했다. 호주중앙은행은 아마존이 오기 때문에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장단기 국채금리 차 축소도 불안 징후 아닌가.

“국채 2년물 금리와 10년물 금리 간 스프레드가 최근 58bp(1bp=0.01%포인트)까지 줄었다. 2년물은 최근 Fed의 금리 인상을 반영해 올랐으나 10년물 금리는 거의 오르지 않았다. 이런 현상을 두고 불황이 다시 시작되는 신호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불황 징후와 관계가 없다고 본다. 스프레드가 축소된 건 국채 10년물 수요가 많아서다. 10년물 금리가 연 2.3%대다. 일본 독일 등의 국채 장기물을 볼 필요가 있다. 금리가 연 1%에도 못 미친다. 그러니 글로벌 자금이 미 국채 장기물에 몰렸고, 금리가 좀체 상승하지 않았던 것이다. 원래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시기엔 단기물 금리가 먼저 오른다. 지금이 그런 상황이다.”

▷생산성 향상 역시 부진하다.

“미국은 국내총생산(GDP)의 70% 이상이 소비에 기반한다. GDP 증가율이 연 2%라는 뜻은 소비 증가가 1.4% 수준에 그친다는 얘기다. 생산성이 1% 이상 오르지 않는 이유는 ‘소비가 그만큼밖에 증가하지 않아서’라고 보면 된다. 소비가 늘지 않는데 기업들이 생산성을 계속 높일 이유가 없다. 지난 3분기만 봐도 GDP는 연 3% 증가했다. 생산성은 1.5% 높아졌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다. 경제가 더 성장하면 생산성은 더 향상될 수 있다.”

▷증시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올 들어 뉴욕증시가 급등해 주가수익비율(PER)이 18배에 달한다. 주가가 비싼 건 맞다. 중요한 건 실적 등 기업의 기초체력이 주가를 받쳐준다는 사실이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S&P500 기업의 내년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12.1%다. 여기에다 세제 개혁으로 법인세 최고세율이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이 법인세를 35% 내다가 20% 내면 EPS가 5~7% 더 올라간다.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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