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실적 등 펀더멘털 이상 없어
하락세 오래 가지 않을 것
포트폴리오 교체 기회로 활용을
내년 내수주·중소형주에 주목
[ 나수지/홍윤정 기자 ] 지난달 각각 2500, 800선을 넘어 고공비행하던 코스피와 코스닥지수에 제동이 걸렸다. 코스피지수는 2460선, 코스닥지수는 750선으로 내려앉았다. 상승세를 멈춘 주식시장은 안팎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표류하고 있다. 연말을 앞두고 차익실현 욕구가 커지면서 다양한 변수가 나올 때마다 시장이 출렁거리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조정이 본격화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는 “그간 증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투자자의 피로감이 누적된 결과”라며 “경기 상황과 기업 실적 등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좋은 만큼 하락세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책 불확실성이 변동성 키워”
코스피지수는 7일 12.39포인트(0.50%) 내린 2461.98에 장을 마쳐 이틀 연속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14.93포인트(1.94%) 떨어진 753.46으로 마감해 나흘째 약세였다. 코스닥시장은 이날 바이오주를 중심으로 변동성이 커지면서 장중 3%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올 들어 꾸준히 달려온 코스피지수와 단기 급등한 코스닥지수에 대한 피로감이 드러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내년 상승장을 대비해 펀더멘털이 튼튼한 업종과 종목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 들어 시장 상승세가 이어졌기 때문에 작은 빌미만 있어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다”며 “대주주 양도차익과세를 피하려는 매도세까지 겹쳐 수급으로 인한 조정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증권시장 종목당 25억원, 코스닥시장 종목당 20억원 이상을 보유한 투자자는 주식매매차익에 대해 최대 20% 세금을 내야 한다. 과세 대상은 12월 말(12월 결산법인 기준) 기준으로 정하기 때문에 연말에는 세금을 피하려고 주식을 파는 ‘큰손’이 많다.
전문가들은 최근 코스닥시장 변동성이 커진 이유가 ‘정책 불확실성’ 탓이라는 데 동의했다. 금융위원회와 국민연금공단 등을 중심으로 투자 확대, 새로운 지수 개발 등 강력한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점점 기대가 줄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최근 코스닥시장 상승세는 정책 기대감이 선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코스닥 활성화 대책 발표가 연기되는 등 기대가 줄면서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IT·내수주 비중 확대 기회”
전문가들은 증시 하락세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 실적 등 펀더멘털이 훼손되지 않은 데다 하락세가 뚜렷한 악재보다는 불안감 등 심리적 요인에서 비롯됐다는 판단에서다. 신진호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에쿼티부문 대표는 “미국의 감세안 등이 발표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흥국시장 전반에서 자금을 빼고 있다”며 “한국 시장도 이 영향으로 주가가 조정을 받았지만 경제상황과 기업 실적에는 문제가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코스닥시장 역시 활성화 대책이 연기되기는 했지만 기대는 여전하다”며 “이르면 이달 안에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수요가 뒷받침되는 경기 회복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반등 기회를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론도 나왔다. 이 부사장은 “지금까지는 실수요가 아니라 경기회복과 인플레이션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랐다”며 “대세상승장을 맞으려면 실수요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라고 말했다.
앞으로 펼쳐질 반등장에서 증시를 주도할 업종으로는 정보기술(IT)과 내수주 등이 주로 꼽혔다. 신 대표는 “올해는 세계적으로 IT업종이 독주했지만 내년에는 내수주가 약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선호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투자자들의 경기 확장에 대한 자신감이 강해졌다”며 “과감하게 리스크(위험)를 부담하는 투자자가 늘면서 중소형주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나수지/홍윤정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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