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자주 마렵고 통증 심해
방치 땐 '급성 요폐'로 악화
[ 임락근 기자 ] 전립샘비대증을 앓는 50대 이모씨는 최근 화장실에 갈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는다. 소변볼 때마다 통증이 느껴져서다. 소변을 보고 싶어도 평소보다 잘 나오지 않는다. 화장실 가는 횟수는 늘어났지만 갔다 온 뒤 개운한 기분도 들지 않는다.
겨울은 전립샘비대증 환자의 고민이 느는 시기다. 문두건 고려대 구로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겨울철에는 전립샘비대증 증상이 심해지므로 갑작스러운 야외활동은 피하고 체온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감기약에는 전립샘비대증 증상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는 성분이 들어 있다”며 “감기에 걸렸을 때는 전립샘비대증 약을 복용 중이라는 사실을 사전에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50세 이상 중년 남성 중 절반 이상이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진 전립샘비대증은 전립샘에 덩어리가 형성되면서 커지는 질환이다. 전립샘이 커지면서 이에 눌린 요도가 좁아져 소변이 잘 나오지 않고 방광 기능도 약해진다.
전립샘비대증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고환의 노화, 유전적 요인, 가족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화로 인한 세포 증식의 불균형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전립샘은 평상시 세포의 증식과 자멸을 되풀이하는데, 노화로 인해 균형이 깨지면 비정상적으로 세포가 증식해 전립샘이 비대해지는 것이다.
전립샘비대증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우리 몸은 날이 추워지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교감신경을 활성화하는데 이때 방광도 덩달아 과민해진다. 전립샘비대증 환자들은 여름보다 겨울에 증상 악화를 경험한다.
문 교수는 “소변이 자주 마렵고 참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나거나 밤에 자다 깨 화장실을 가고 소변을 보고 난 뒤에도 잔뇨감이 들면 전립샘비대증을 의심해야 한다”며 “전립샘비대증을 방치하면 갑자기 소변을 보지 못하게 되는 급성 요폐 증상이 발생하거나 요로감염, 방광 내 결석 생성 등 다양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반드시 치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립샘비대증 치료는 1차적으로 약물치료를 권장하지만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심해지면 요도경하 전립샘 절제술, 레이저 절제술 등의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전립샘 절제술과 레이저 절제술 모두 전신마취를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어 고령 환자나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의 질환이 있는 환자는 수술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 50~60대는 수술 이후 역행성 사정, 사정액 감소, 발기부전 등과 같은 부작용 위험도 있다. 최근에는 전립샘을 절개하지 않고 이식형 결찰사로 조직을 양옆으로 묶어 고정한 뒤 요도의 좁아진 공간을 넓혀 주는 전립샘 결찰술도 많이 시행되고 있다.
문 교수는 “전립샘비대증은 증상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며 “수술이나 부작용이 두려워 치료를 미루지 말고 조기에 전문의와 상담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너무 오래 앉아 있는 것을 피하고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때 참으면 안 된다”며 “따뜻한 물로 반신욕을 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육류 섭취를 제한하는 등 증상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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