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주 35시간 근무제 도입… 다른 기업들 반응은

입력 2017-12-08 17:32  

제조업계
"24시간 공장 돌리는 우리와 상황 달라…동참 어렵다"

추가고용 등 비용 상승 부담
신세계푸드 생산직도 적용 안해
"어떤 식으로든 영향" 기업들 촉각



[ 노경목 기자 ] 신세계그룹이 8일 내놓은 ‘주 35시간 근무제’에 대해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다른 그룹들은 대체로 “취지는 좋지만 동참하기는 힘들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신세계와 달리 제조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4대 그룹의 한 관계자는 “백화점 등 대부분 유통 매장은 고객의 소비생활 패턴에 맞춰 밤부터 아침까지는 문을 닫는다”며 “성수기에 하루 24시간 공장을 돌려야 충분한 생산량을 확보할 수 있는 제조업계와는 일하는 방식 자체가 다르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세계그룹의 업무 시간은 오전 8시에서 오후 6시 사이다. 하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철강, 화학 등 대규모 제조업은 하루에 1분도 공장을 멈출 수 없다. 공정 특성상 공장이 멈추면 해당 라인에서 제조 중인 모든 제품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이 이날 계열사 중 제조업에 해당하는 신세계푸드의 생산직 직원들에 대해서는 “당장 적용 대상이 아니다”고 밝힌 이유다.

근무시간을 줄이더라도 휴일수당 추가 지급 등 근로시간 단축 관련 현안은 여전히 남는다. 근로시간을 단축하더라도 사업장이나 시장 여건에 따라 연장근로가 필요할 가능성도 있다. 또 정부 방침대로 법정 최대 근로시간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어들면 직원 추가 고용이나 인건비 상승 등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신세계그룹 역시 최대 근로시간을 얼마로 제한할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신세계그룹의 근무시간 단축은 어떤 형태로든 다른 기업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주당 52시간 근로 시행에 대비해 근무시간을 단축하고 있고, 기아자동차도 근무 시스템 전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마다 각기 다른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왜 당신들은 신세계처럼 근로시간을 못 줄이느냐’는 비판을 들을까 봐 걱정”이라고 전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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