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미분양 털고 웃돈까지… 철도가 바꾸는 부동산 지도

입력 2017-12-10 16:02  

GTX A노선 파주 연장 확정
운정 신도시 푸르지오 등 3000만~6000만 웃돈 붙어

김포도시철도 개통 앞두고 인근 미분양 물량 모두 소진
소사원시선 주변도 들썩



[ 전형진 기자 ]
철도가 부동산 지도를 바꿔놓고 있다.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외면받던 비인기지역 집값이 고공행진 중이다. 할인분양을 해도 팔리지 않던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모두 소진됐다. 철도망이 확충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건설사들도 막바지 공급에 나서고 있다.

◆철길 따라…미분양 털고 웃돈까지

최근 신규 철도망에 대한 기대가 가장 높은 곳은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다. 지난달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의 파주 연장이 사실상 확정돼서다. GTX A노선은 애초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화성 동탄까지 77㎞ 구간만 계획됐다. 파주~동탄 구간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비용편익분석(B/C)이 1.11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B/C가 1을 넘으면 경제성이 있다는 의미다.

국토교통부는 파주 연장 구간과 일산~삼성 구간을 병행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동탄 구간은 올해 초 착공했다. 2023년 전 구간 개통이 목표다. 일반 지하철의 3~4배 속도로 운행하는 GTX가 개통되면 파주에서 서울역까지 이동 시간은 약 10분대가 된다. 삼성역까지는 20분대에 이동할 수 있다.

그동안 2기 신도시 가운데 서울 접근성이 가장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던 운정신도시는 GTX 확정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운정신도시 센트럴 푸르지오’ 전용면적 84㎡ 분양권은 지난달 4억14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찍었다. 분양가와 비교해 5000만~6000만원가량 웃돈이 붙었다.

‘파주 힐스테이트 운정’은 호가가 3000만원가량 뛰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파주 아파트 매매가격은 2.33% 올라 전국 평균(0.97%)을 두 배가량 웃돌았다. 지난해 초 3732가구에 달하던 미분양 물량은 지난달 기준 18가구로 줄어들었다.

김포 역시 내년 11월 김포도시철도 개통을 앞두고 분위기가 반전됐다. 악성 미분양으로 ‘아파트의 무덤’으로 불렸지만 지난해 2696가구이던 미분양 물량은 모두 소진됐다. 교통 여건 개선으로 서울 접근성이 부각된 게 이유로 꼽힌다.

김포도시철도가 개통되면 양촌역~김포공항역 23㎞ 구간을 이동하는 데 28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여의도와 강남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 ‘김포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 4차’ 전용 78㎡ 분양권은 지난달 4억500만원에 팔려 분양가 대비 6000만원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내년 개통되는 소사원시선에 대한 기대도 뜨겁다. 부천 소사역에서 안산 원시역까지 23㎞ 구간에 복선을 놓는 소사원시선 사업은 애초 지난해 완공될 예정이었지만 보상 과정 지연 등의 이유로 개통이 다소 지연됐다. 전철이 개통되면 자동차로 1시간30분가량이 걸리는 소사~원시 이동 시간이 24분으로 줄어든다. 이 노선은 부천, 안산, 시흥 등 현재 철도 교통망이 없는 수도권 서남부 지역 주민을 남북으로 실어날라 교통 편의를 크게 개선시킬 것이라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앞으로 대곡~소사선, 경의선과 연결되고 서해선(홍성~원시), 장항선 등과 연계돼 서해축을 형성하는 주요 철도 간선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파주 운정, 김포 고촌 등 속속 분양

철도가 깔리는 곳마다 연말 막바지 분양이 이어진다. 현대산업개발은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운정신도시 아이파크’를 선보인다. 3042가구의 매머드급 단지다. 지하 2층~지상 29층, 30개 동 규모로 전용 59~109㎡로 구성됐다.

단지 밀도를 뜻하는 건폐율이 13%로 수도권에서 보기 드문 쾌적한 설계를 적용했다. 동 간 거리는 최대 100m까지 여유롭다. 주택형별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출 수 있다. 가변형 벽체 설계를 적용해 입주민의 기호에 따라 방을 합치거나 나눌 수 있도록 했다. 전용 109㎡B~C는 부분 임대가 가능하도록 가구분리형 구조가 적용되는 게 특징이다.

금성백조주택은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한강신도시 구래역 예미지’를 분양 중이다. 김포도시철도 구래역이 예정된 곳과 맞붙어 있는 초역세권 단지다. 지하 2층~지상 46층, 5개 동, 779가구 규모의 전용 78~90㎡ 아파트 701가구와 전용 84㎡ 오피스텔 78실 규모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투자 목적이라면 교통호재는 가격에 선(先)반영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며 “조정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에서 벗어난 지역은 열기가 지속적으로 뜨거워지면 추가 규제가 시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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