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수 기자 ] ‘편세권(편의점 인근) 스세권(스타벅스 등 커피숍 인근) 맥세권(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점 인근)….’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업체)가 땅을 살 때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흔히 입지를 꼽는다. 수요자가 집을 고를 때도 마찬가지다. 입지의 대표적인 사례가 역세권이다. 지하철과의 도보 거리로, 보통 10분 이내를 의미한다. 최근에는 학세권(명문 학교 인근) 공세권(공원 인근) 몰세권(쇼핑몰 인근)은 물론 수세권(강 인근) 의세권(병원 인근) 숲세권(숲 인근) 법세권(법원 인근) 편세권 스세권 맥세권 등 신조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 아파트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입지 요소로 역세권과 더불어 공세권 몰세권 학세권을 뽑는다. 같은 지역에서 지하철이 가까운 아파트 단지의 가격(한국갤럽의 미래주택 조사 기준)이 멀리 떨어져 있는 아파트보다 7~9%가량 더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 강남의 대단지 아파트에서도 지하철 접근성에 따라 가격 차이가 최대 1억원까지 나기도 한다.
입지 여건도 점차 세분화하고 있다. 1~2인 가구가 늘어나고 자기만의 생활을 추구하면서 취미·편의시설이 가까운 게 주택 선택의 기준으로 부각되고 있어서다. 편세권 스세권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 빅데이터업체 질로에 따르면 뉴욕에서 스타벅스 인근에 있는 집의 가치가 그렇지 않은 집보다 높다. 1997년 스타벅스 인근 주택이 더 멀리 떨어진 집보다 5.5% 비쌌다. 2013년에는 그 격차가 7.1%로 벌어졌다.
김희정 피데스개발 R&D센터 소장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멀리 가지 않고 집 근처에서 쇼핑하고 즐기고 휴식을 취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집 근처에 있는 편의시설의 중요성은 계속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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