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이끄는 기업·기업인] <39·끝> 청년들이여, 기업가가 되라

입력 2017-12-11 09:01  

"민간 기업들이 오늘날의 대한민국 일으켰다
청년들이여! 기업가가 되어서 세상을 바꿔라"



스마트폰, 컴퓨터, TV, 집, 자동차, 마트?. 우리가 일상에서 누리는 것들의 곳곳에 기 업가 정신이 배어 있다. 혁신적 기업가일수록 우리 생활에 크고 많은 혜택을 줘왔다. 한국 경제의 성공은 기업가와 떼어 생각할 수 없다. 전자산업, 조선산업, 자동차산업 등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들은 대부분 기업가들이 일으키고 성공시켰다. 기업가들에 게 큰 역할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한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식민지에서 독립한 다른 수많은 독립국들과 확연히 다르다.

파키스탄이 망한 이유

대다수의 신흥 독립국들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산업, 즉 국가기간 산업을 국영기업 방식으로 추진했다. 민간 기업이던 것들조차도 국유화시키는 일이 잦았다. 파키스탄은 눈에 띄는 사례다. 이 나라는 1950년대에 이미 미국의 GM, 포드와 합작으로 상당한 수준의 자동차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당시 한국은 드럼통을 펴서 ‘시발자동차’를 만들던 수준이었다. 1971년 인도와의 전쟁이 끝나자 부토 총리는 대기업들에 대한 국유화를 선언했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철강, 석유화학 등 10개의 중화학 분야가 국유화돼 갔다. 기업가 자리는 공무원들로 채워졌다. 결과는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그 파키스탄의 모습이다. 국유화된 거의 모든 산업은 끝없이 추락해 갔다. 국제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파키스탄 기업은 찾기 어렵다.

한국의 성공 비결은 민간기업 육성

반면 한국은 전혀 다른 길을 갔다. 박정희 대통령은 1973년 중화학공업 투자를 선언하고 기업인을 전면에 내세웠다. 조선산업은 정주영(현대)이라는 사업가에게 맡겼고, 전자산업은 이미 해오고 있던 이병철(삼성)과 금성사(지금의 LG) 구인회를 앞세웠다. 자동차 역시 정주영과 김철호(기아자동차)를 밀었다. 전자, 조선, 자동차뿐 아니라 석유화학, 건설업 등 오늘날 한국이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주력 산업들은 그렇게 기업가 힘에 의해 만들어졌다.

공무원 역할도 중요하긴 했지만 기업가를 격려하고 감시하는 정도에 머물렀다. 국영기업으로 만들어 공무원과 정치인이 직접 경영하고 통제한 파키스탄 같은 나라와는 정말 다른 접근법이었다. 그리고 한국만이 성공했다. 기업가 정신을 발휘한 덕분이었다.

이제 그렇게 세워진 한국의 주력 산업이 쇠락해 가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 같은 나라가 추격해 오는데 우리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다른 산업들도 앞으로 못 가긴 마찬가지다. 이수만(SM엔터), 구학서(이마트), 김홍국(하림) 등이 보여줬듯이 엔터테인먼트, 유통, 농업 등 서비스산업은 잠재력이 크지만 규제의 덫에 갇혀 제자리걸음 중이다. 중소기업들은 정부의 도움만 바라며 대기업으로 크려는 의지를 상실했다.

공무원 되려 하지 마라

이제 청년들이 나서서 기업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힘들고 오래 걸리더라도 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 경제의 미래는 암담하다.

유능한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공부에 매달리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공무원이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는 어렵다. 세금을 거둬서 나눠주거나 기업들이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 할 때 못하게 막는 일, 즉 규제가 공무원의 주된 업무다. 능력 있는 청년들이 평생을 그런 일로 보내겠다며 시험장에 들어서고 있다.

많은 청년이 기업가 길로 나섰으면 좋겠다. 전통시장으로 들어가서 그곳을 최첨단 현대 유통 시설로 바꿔 내길 바란다. 냄새 나고 쇠락한 시장이 아니라 그 매력을 느끼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찾아오는 장소로 만들어 냈으면 좋겠다. 택시업계로 들어가 한국의 택시를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택시로 업그레이드시켰으면 좋겠다. 또 농촌으로 들어가서 김홍국 회장을 능가하는 농기업가가 되는 것도 멋진 일이다. 그렇게 해서 네슬레와 몬산토를 넘어서는 세계적 농기업을 만들어 냈으면 좋겠다. 젊은 청년 기업가들의 손으로 다시 한번 한국 경제의 기적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기억해주세요

많은 청년이 기업가 길로 나섰으면 좋겠다. 전통시장으로 들어가서 그곳을 최첨단 현대 유통 시설로 바꿔 내길 바란다. 냄새 나고 쇠락한 시장이 아니라 그 매력을 느끼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찾아오는 장소로 만들어 냈으면 좋겠다. 택시업계로 들어가 한국의 택시를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택시로 업그레이드시켰으면 좋겠다. 또 농촌으로 들어가서 김홍국 회장을 능가하는 농기업가가 되는 것도 멋진 일이다. 그렇게 해서 네슬레와 몬산토를 넘어서는 세계적 농기업을 만들어 냈으면 좋겠다.

김정호 <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 kim.chungho@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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