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CEO가 후임자 추천
다른 계열사로 확산될 듯
엔지니어링·호텔신라 등도
조만간 사장단 인사 단행
금융 계열사는 내년 초로
[ 좌동욱/안대규/이수빈 기자 ] 삼성중공업과 제일기획이 각각 남준우 부사장과 유정근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 지난달 2일 전자 계열사 사장단 인사 이후 잠시 멈춰섰던 삼성그룹 인사가 재개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삼성엔지니어링 등 다른 계열사도 순차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 최고경영자(CEO) 인사는 내년 초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重, 현장형 CEO 내정
삼성중공업은 11일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 남 부사장을 승진 내정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박대영 사장이 최근 경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 의사를 밝힌 뒤 이사회에 남 부사장을 추천했다”고 전했다.
신임 남 사장은 1983년 삼성중공업에 입사해 선박개발 담당, 시운전팀장, 안전품질담당, 생산담당 등을 역임하며 현장에서 경력을 쌓아온 조선 생산 전문가다. 1958년생으로 부산 혜광고와 울산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5월 거제조선소에서 대형 크레인 충돌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조선소장으로 긴급 투입돼 사고를 안정적으로 수습했다. 뚝심이 있고 리더십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인력 및 사업 구조조정 등 조선소의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대책이 강력히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맡고 있는 정해규 경영지원실장(전무)과 김준철 해양PM담당 전무도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임원 인사도 이달 하순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퇴임 CEO가 후임 추천
제일기획도 비즈니스2부문장인 유정근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내정했다. 임대기 사장이 이사회에 사의를 밝히면서 이뤄진 결정이라고 제일기획 측은 설명했다. 1963년생인 유 신임 사장은 서강대 신문방송학과와 동대학 언론학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1987년 제일기획에 광고기획으로 입사한 뒤 영업, 제작, 디지털마케팅 등의 부서를 거쳐 2015년부터는 비즈니스2부문장 부사장으로 재직해왔다. 회사 관계자는 “경력이 다양하고 경험이 많은 것이 최대 강점”이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이날 차문중 대표이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차 사장은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 경제학 교수 출신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개발협력센터소장과 산업서비스경제연구부장 등을 역임한 뒤 2015년 말부터 삼성경제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다.
◆후속 사장단 인사도 임박
이날 최고경영자(CEO) 인사는 지난달 2일 삼성의 전자 계열사들이 사장단 인사를 시행한 이후 39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물러나는 CEO가 후임자를 회사 내부에서 추천하는 방식을 택했다. 당분간 이런 방식의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후속 임원 인사는 새로 임명된 CEO가 결정한다.
삼성 안팎에서는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호텔신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다른 계열사들의 사장단 인사도 순차적으로 단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 CEO 인사는 이번주 이뤄진다는 예상과 내년 초로 연기된다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생명 화재 증권 등 금융 계열사 사장단 및 임원 인사는 내년 1월 이후로 미뤄진다는 전망이 많다.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에 따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등 법이 정한 절차를 밟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좌동욱/안대규/이수빈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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