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60여명 해외출장… 임시국회 열자마자 '개점휴업'

입력 2017-12-11 19:37   수정 2017-12-12 06:13

추미애 대표 등 러시아 방문
한일의원연맹 소속 58명 출국

2주일 임시국회, 빈손국회 될 듯



[ 박종필 기자 ] 국회가 11일부터 2주간의 일정으로 임시국회를 열었지만 첫날부터 60여 명의 의원이 해외 출장을 떠나는 등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를 보였다.

한국 일본의 국회의원 교류모임인 한일의원연맹 소속 의원 58명은 지난 10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 중이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한·러 의원 외교협의회’ 회장 자격으로 러시아 방문길에 올라 17일까지 해외에 머문다. 추 대표의 러시아 방문에는 민주당 박범계 김병관 박재호 백혜련 의원과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 등이 동행한다.

재적 의원의 20% 이상이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임시국회가 열리는 것이어서 개혁·민생 입법 논의가 겉돌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교체된다는 점도 변수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정우택 원내대표의 후임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 한국당 원내대표 출마 후보자 모두 ‘강한 야당’을 외치고 있다. 이번 임시국회가 여야의 강 대 강 대치로 ‘빈손 국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여야는 구체적인 협상에 나서는 대신 목소리만 높였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시급한 민생법률이 한국당의 발목 잡기로 지연되고 있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뒷거래식 날치기 법안 통과를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정부의 개혁입법 처리 움직임에 대해 “집권 야합 세력이 허황된 꿈을 꾸면서 김칫국을 마시고 있다”고 비판했다.

20대 국회에서 상임위원회에 계류된 법안은 이날 현재 7285건이다. 20대 국회 들어 발의된 법안 1만394건 중 70%가 국회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 가운데는 문재인 정부 정책을 뒷받침할 개혁입법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립, 대공수사권 이전을 골자로 하는 국가정보원법 개정안, 주당 최대 68시간까지 허용되는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이 있다. 국회 관계자는 “2주에 불과한 임시국회 기간에 개혁입법들을 하나라도 처리하려면 당장 상임위 법안소위원회부터 매일같이 열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많은 의원이 해외 순방과 지역구 연말 행사를 챙겨야 해서 비쟁점 법안 몇 개 외에는 내실 있는 법안 처리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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