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동맹국에 핵무기 사용 땐 김정은 정권 파괴로 이어질 것"
[ 김채연 기자 ]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은 11일 “북한은 지금 로켓 발사 실험을 하면서 즐기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의 도발에) 흥분하지 말고 방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 1기에서 외교 사령탑을 지낸 파월 전 장관은 이날 서울 서초동 국립외교원에서 ‘핵 없는 한반도, 문재인 정부의 전략과 실행방안’을 주제로 열린 ‘2017 외교안보연구소 국제문제회의’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의 특별연설을 했다. 파월 전 장관은 “북한이 로켓 발사실험을 할 때마다 미 CNN 방송 등에서 뉴스가 나오며 반응이 대단하다. 그러면 북한은 아주 공격적인 말을 하고 미국은 난리를 친다”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우리가 난리칠수록) 더 흥분하는데 그냥 무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월 전 장관은 “국제사회는 민주주의를 통해 외교력으로 북한에 억제력을 가해 북한과 대화해야 한다”며 “외교력을 활용하고 정치적 힘을 발휘해 북한 (도발) 행동을 비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물론 미국 등 세계 모든 리더가 힘을 합쳐 북한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 북한에 절대 이니셔티브를 줘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파월 전 장관은 또 “북한은 미국을 침공하면 바로 공격당해 미국에 대한 공격은 북한의 자살 행위임을 알기 때문에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북한은 핵무기를 활용 중이고 (미국의) 동맹국에 핵무기를 사용할 것 같다고 의심되는데, 이렇게 하면 결국 정권 파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반도 내 전쟁 발발 가능성에 대해선 “정치적 환경이 붕괴돼야 무기 사용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데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며 “(지금의) 정치적 상황을 보면 5% 정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주 극단적 용어를 쓰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북핵 해결과 관련해 중국 정부가 미온적인 데 대해선 “중국이 북한 정권의 핵무기를 제재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이유가 있다. 한국과 사이에 북한을 두는 게 완충장치로서 유용하기 때문”이라며 “북한 정권이 갑자기 사라진다면 미국이 북한까지 다 점령하고 불안정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