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비켜라"… 여당, 본선같은 '서울시장 후보 경선' 점화

입력 2017-12-12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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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3선 도전 의지
박영선·우상호·민병두·전현희
정청래 등 5명 본격 출마 채비

여당 일각 "박원순 시장도 안심 못할 것"



[ 김형호 기자 ] 현역 박원순 시장이 3선 도전에 나선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둘러싼 여권 내 경쟁이 조기에 달아오르고 있다. 3·4선 중진과 재선 의원에 원외 인사까지 뛰어들면서 본선보다 치열한 경선을 예고하고 있다.

12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4선의 박영선 의원을 비롯해 3선의 우상호 민병두 의원, 재선의 전현희 의원에 원외인 정청래 전 의원까지 최근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여당 내 서울시장 예선전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현역 시장이 연임에 도전한 지역을 두고 같은 당 소속 의원들의 출마가 봇물을 이루는 특이한 현상이다. ‘소통령’으로 불리는 서울시장을 3연임 하겠다는 박 시장에 대한 곱지 않은 당내 시각에 ‘박원순 피로감’이 더해져 도전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는 관측이다. 고공행진 중인 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율과 당 지지율도 본선보다 치열한 경선을 낳은 유인으로 꼽힌다. 예비후보들은 변호사(박 시장, 전 의원) 언론인(박 의원, 민 의원) 86그룹(우 의원, 정 전 의원) 출신 등 정치 입문 이전의 경력에서도 뚜렷한 대조를 보인다. 2011년 박 시장과 후보 단일화 경선을 한 차례 치른 박 의원은 이번엔 설욕을 벼르며 일찌감치 바닥을 다지고 있다. 독일 한스자이델정치재단 초청으로 독일을 방문 중인 박 의원은 지난 11일 베를린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면담한 뒤 정책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베를린, 뮌헨의 스마트 시티와 도시재생 현장을 둘러봤다. 지난 10월부터는 경복궁 창덕궁 등에서 서울시민을 만나 아이디어와 비전을 구하는 ‘서울숲을 걷다’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민병두의 문민시대 의정보고’를 통해 서울시정 비전을 제시하며 경선 준비에 들어간 민 의원은 주요 방송에 출연해 “3선에 도전하면 대통령 꿈을 포기한 행정가처럼 보인다는 지적이 있다”며 박 시장과 각을 세우고 있다. 당내 86그룹에서는 이인영 의원이 박 시장과 오랜 인연을 이유로 불출마 의사를 굳힘에 따라 우 의원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경선 후보 중 유일하게 원내대표를 지낸 경험과 상대적으로 단단한 당내 기반이 경쟁력이다.

민주당의 유일한 강남지역 의원인 전 의원은 ‘강남에서 살아온 전현희’를 내세우고 경선에 뛰어들었다.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 경선 캠프 직능특보단장을 맡아 서울 지역 기반을 다진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정 전 의원은 온라인과 팟캐스트 열성 지지층의 출마 권유를 받고 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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