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ICT 연합' 국제 표준화 힘 모은다

입력 2017-12-13 19:06   수정 2017-12-14 06:55

정보통신기술협회(TTA), 우수 표준 6건 선정

"멀미 없는 VR콘텐츠 등 평창올림픽서 기술 시연"
TTA, 특허·표준화 자문



[ 박근태 기자 ]
내년 2월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평창과 강릉 일대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5세대(5G) 이동통신 세상이 열린다. 이들 지역에서는 5G망을 통해 360도 다시보기로 경기 중계방송을 볼 수 있고, 얼음 위를 시속 150㎞로 달리는 봅슬레이에 달린 카메라가 찍은 질주 영상이 5G망을 통해 실시간 제공된다. 이런 5G 시범 서비스가 가능해진 건 ‘평창 스펙’으로 불리는 5G 표준 덕분이다. 한국은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28㎓(기가헤르츠) 주파수를 쓰는데 망과 단말기, 서비스가 작동하려면 공통된 규격인 표준이 필요하다. KT는 평창 올림픽 기간에 5G 시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각종 5G 장비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소기업들과 기술 표준화 작업을 진행했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는 13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정보통신표준총회를 열고 평창올림픽 5G 시범서비스에 사용되는 통신 시스템 표준을 비롯해 모두 4건을 올해 표준화 활동 우수사례로 선정했다.

5G망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초고화질(UHD) TV, 가상현실(VR) 등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인프라다. 각국은 5G를 주도하기 위해 표준 선점에 나서고 있다. 평창올림픽은 한국이 밀고 있는 5G 기술 잠정 표준이 처음으로 시연되는 무대다. 업계가 힘을 합쳐 표준을 만들면 그만큼 더 많은 기업이 사용할 수 있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강력한 국제 표준으로 발전할 수 있다. 박재문 TTA 회장은 “표준을 제정하면 다른 기술과 시스템 간의 상호 응용성이 높아진다”며 “기술의 융합을 강조하는 4차 산업혁명에서 표준화 활동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업체들에 맞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국내 통신장비 회사들이 주도해 만든 네트워크 장비 공통 플랫폼도 우수 표준화 활동 사례에 포함됐다. KT와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 3사와 중견 제조사 등 10개 기업이 참여해 표준을 개발했다. LG유플러스에 납품되는 네트워크 장비에 이미 적용됐다.

ETRI와 콘텐츠회사 조이펀이 주도해 VR기기의 부작용인 멀미 현상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콘텐츠 제작 지침을 마련한 것도 성공적인 성과로 뽑혔다. 헤드업마운트디스플레이(HMD)에서 일어나는 멀미 현상은 VR기술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할 기술이다. 볼레크리에이티브는 이 표준을 준수한 제작 방식으로 ‘전설의 고향’ VR 콘텐츠를 제작하고 내년 3월 KBS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국내 방송사와 방송장비회사들이 참여해 세계 최초로 UHD 방송을 시작하기 위해 마련한 지상파 UHD TV 송수신 표준도 우수 표준화 사례로 꼽혔다.

TTA의 전문가 자문을 통해 표준 기술을 적용하고 특허 발굴에 성공한 사례도 늘고 있다. 엠투엠테크는 엄용기 서일대 교수와 박정수 ETRI 책임연구원에게 자문해 IoT 통신과 클라우드 표준 기술을 적용한 엘리베이터 관제용 IoT 장비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런 과정에서 국내에 특허 3건을 출원하고 국제 표준 특허까지 추진하고 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경험(UX) 평가 회사인 넥스트랩은 UX 표준을 바탕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IPTV 셋톱박스 등의 UX 품질을 측정하는 계측기를 개발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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