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중국서 자동차강판 500만t 판매… "적수 없다"

입력 2017-12-13 19:10   수정 2017-12-14 06:50

중국 쑤저우서 기념식

중국 진출 해외업체 가운데 최다
상하이GM·폭스바겐 등이 고객

중국정부 거래중단 압박에도
현지업체 "포스코만한 곳 없어"



[ 안대규 기자 ]
“중국에서 포스코를 대체할 철강사는 없습니다.”

지난여름, 포스코와 거래하던 중국의 한 자동차부품업체가 현지 당국으로부터 거래 물량을 줄이라는 요구를 받은 뒤 답답하다는 듯이 내놓은 답변이라고 한다. 한국 기업을 향한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이 기승을 부리던 때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다른 회사 제품을 쓰면 되지 않느냐”고 재차 압박하는 당국자에게 “이 품질과 이 가격에 철강 소재를 공급할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에서 포스코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연간 생산능력 47만t 확보

포스코는 13일 중국 쑤저우에서 자동차강판 가공센터(POSCO-CSPC)의 누적 판매 500만t 달성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다. 상하이트랙터, 지리자동차, 상하이폭스바겐 등 현지 중국 업체와 성우, 오스템 등 국내 부품업체, 중국 지방정부 인사 등 120여 명이 참석했다. 500만t은 중국에 진출한 해외 철강사 가공센터 중 가장 많은 판매 실적이다. 주민화 상하이트랙터 부사장은 “2005년 쑤저우 가공센터가 760t을 처음 공급한 이후 올해 연간 공급량 10만t을 넘어서며 양사 간 협력이 날로 돈독해지고 있다”며 “포스코는 상하이트랙터의 전략적 동반자”라고 말했다.

이 가공센터는 열연, 냉연 코일을 받아 고객사가 원하는 규격으로 자르고 금형에 넣어 1차 가공 부품까지 찍어낸다. 현지 상하이GM, 상하이폭스바겐, 지리자동차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부품업체들이 주요 공급처다. 센터는 2004년 연 20만5000t 생산능력을 가진 제1공장을 가동한 이후 지난해 제4공장을 완공해 총 47만t 생산능력을 갖췄다. 중국에 진출한 해외 철강회사 가공센터 중 취급 제품의 품질, 종류, 가공 능력, 생산 규모 면에서 최고 수준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고객사와 한 몸으로 움직였다”

한·중 수교(1992년) 이전인 1991년 베이징사무소 개설로 중국에 처음 진출한 포스코는 외국 철강기업 중에선 가장 돋보이는 경쟁력으로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중국에 장자항포항불수강, 광둥포항, 순더포항, 칭다오항불수강 등의 4개 생산법인과 13개 가공센터를 구축해 현지 자동차강판과 스테인리스강 시장을 휩쓸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사드 보복과 현지 중국 철강사들의 노골적 견제 등에도 포스코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비결로 ‘오랜 노하우와 차별화된 기술력’을 꼽았다. 포스코는 1997년 스테인리스강 생산법인인 장자항포항불수강을 세워 연 100만t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현지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확보했다. 2013년엔 중국 광둥성에 고급 자동차강판 공장을 준공해 현지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해 도요타, 혼다, 닛산, GM, 폭스바겐 등에 자동차강판을 납품하고 있다.

포스코는 또 한국식 경영을 고집하지 않고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나 부품업체와 한 몸처럼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권오준 회장도 중국 사업장을 방문할 때마다 “고객사인 자동차 기계 에너지업체 등과 공동 기술개발 및 마케팅을 확대하는 등 현지 여건에 맞는 ‘맞춤형’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이에 따라 중국 내 자동차산업 ‘서플라이 체인(생산·공급망)’은 포스코가 사실상 장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의 중국 내 특허는 총 1500여 건에 달한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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