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찾는 기업들 300곳 넘게 몰려
연봉도 아마존·구글보다 많이 지급
[ 베이징=강동균 기자 ] 중국 정부와 기업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인재난을 겪고 있다. 부족한 인력이 수백만 명에 달하고, AI 관련 산업에서 일하는 대학 졸업자의 연봉은 다른 분야에서 근무하는 대졸자의 평균 급여보다 35~50%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AI 분야에서 2025년 세계 1위에 올라선다는 ‘AI 굴기’를 추진하면서 기업들이 전문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텐센트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으로 중국에선 AI 인력이 적어도 100만 명, 많게는 500만 명가량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분야 글로벌 인재풀은 30만 명에 불과하지만 중국에서 당장 필요한 인력은 수백만 명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대표적인 AI 대학으로 꼽히는 산시성 시안교통대가 최근 연 취업설명회엔 300개가 넘는 기업이 몰렸다. 이들 기업은 AI 분야에서 1만4000명을 채용할 계획이었지만 설명회에 참석한 졸업예정자는 4000명에 그쳤다. 이들 기업은 AI 분야 신입사원에게 30만위안(약 5000만원)의 연봉을 제시했다. 중국 대졸자 평균 연봉(약 4만8000위안)보다 여섯 배 이상 많다.
AI산업에 종사하는 대졸자의 연봉은 같은 학위를 갖고 있지만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대졸자의 평균 급여보다 35~50% 많았다. 박사과정 졸업자의 평균 초봉은 12만1000위안(약 1993만원)이지만 AI 분야 졸업자는 초봉으로 30만~50만위안(약 8236만원)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중국의 대표적 투자은행인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평균 초봉(33만2000위안)을 넘는 수준이다.
최근 AI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중국 최대 검색업체 바이두는 기계학습 전공 직원에게 기본급여와 보너스를 합쳐 연봉 22만달러(약 2억4000만원)를 지급했다. 이는 아마존, 구글, 애플의 연봉보다 많다.
텐센트연구원은 “AI 인력은 일반 정보기술(IT) 인력보다 양성 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력난이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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