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국가인 튀니지에서 민주주의 혁명이 가능했던 것은 긴 독재 치하에서도 튀니지인들이 ‘존엄한 인간’의 가치를 잊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201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메사우드 롬다니 전 튀니지 인권연맹 부위원장은 14일 서울대 초청 강연에서 “평화에 대한 믿음, 진실의 갈구와 같은 사회적 자산이 축적될 때 평화적인 혁명이 가능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롬다니 전 부위원장은 2010년 말 튀니지에서 시작해 이집트 리비아 시리아 등으로 확산된 민주혁명 ‘아랍의 봄’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튀니지는 2010~2011년 재스민 혁명을 통해 벤 알리 대통령의 23년 독재를 무너뜨리고 민주화를 이뤄냈다. 그러나 새 정권은 실정을 거듭했고, 튀니지는 극심한 사회적 혼란에 빠졌다.
2013년 그가 이끌었던 튀니지 인권연맹은 노동연맹, 산업·무역·수공업 연맹, 변호사회 등과 힘을 합쳐 국민4자대화기구를 결성했다. 이들은 내전으로 비화될 뻔한 정치적 갈등을 대화로 종식시켰다. 이슬람 국가 최초로 신체와 신앙의 자유를 보장한 진보적인 헌법 제정을 이끌었다. 노벨상위원회는 2015년 이 같은 공로를 인정해 대화기구와 롬다니 전 부위원장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롬다니 전 부위원장은 재스민 혁명을 이끈 두 축을 ‘관용의 역사’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힘’으로 설명했다. 그는 “튀니지는 아랍에서 최초로 낙태를 합법화할 만큼 관용적인 문화를 갖고 있다”며 “혁명의 동력은 이처럼 그 사회가 보유한 역사적 자산에서 나온다”고 했다. 이어 그는 “청년들은 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뭉쳤고 혁명을 이끌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슬람국가(IS)’등 과격화되는 중동 테러리즘 문제에 대한 진단도 내놨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정의가 실현되지 못하면서 젊은 세대가 희망을 가지지 못했다”며 “희망을 상실한 젊은이들이 극단주의로 치달은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가 어떤 희망을 심어주느냐에 따라 젊은이들이 혁명가가 되기도, 테러리스트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황정환/장현주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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