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사각형 굴망 이용한 개체굴 양식법 9년만에 개발
껍데기 모양 일정… 해외서 인기
수산업 더이상 3D업종 아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도전했으면
[ 고은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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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는 한국 수산업에서 미래를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수산도 젊어지고 있고 앞으로 1차 산업이 한국 경제를 이끌 것으로 본다”며 “젊은이들도 이쪽에 비전을 보고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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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는 굴을 하나씩 따로 키운다. 굴 껍데기 모양이 둥글고 깨끗하다. 보통 깐 알굴이 1㎏에 870원이라면 모양이 예쁜 개체굴은 ㎏당 3500원(중국 수출가 기준)이다. 그는 아파트 모양의 ‘개체굴 양식법’을 개발했다. 굴다발이 아니라 직사각형 모양의 굴 망을 만들었다. 이 망을 차곡차곡 굴 틀에 쌓아 바닷속에 넣어 놓는다. 수확할 때는 이 틀을 크레인으로 한번에 끌어올리는 식이다. 통영의 일반적인 굴 양식(연승수하식) 기간이 18개월가량인 반면 개체굴은 8~10개월로 짧은 것도 장점이다. 그는 이 개체굴 양식 기술로 투자전문회사인 BA파트너스, 인라이트벤처스로부터 10억원의 투자도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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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왜 생소한 개체굴 양식을 시작했을까. 본인이 힘들어서라고 했다. 통영으로 오기 전 부산에서 도시 생활을 했다. 어머니가 하던 굴 양식에는 2003년 처음 뛰어들었다. 만만하게 봤지만 현실은 달랐다. “오래 한 어른들은 쉽게 쉽게 해요. 그런데 막상 제가 가서 하려니 어렵더라고요. 이런 식으로는 젊은 인재들이 들어오기 쉽지 않겠다 싶었습니다.”
양식 방법을 쉽게 만들자. 정 대표의 목표는 단순했다. 양식 일이 험하거나 어렵지 않도록 효율화하는 것. 연구하다 보니 해외 개체굴 양식이 눈에 띄었다. 프랑스와 미국에서는 굴을 다발이 아니라 하나씩 키우고 있었다. “개체굴은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요. 저희 양식장 기준으로 1㏊에 7억~8억원은 투자해야 했습니다. 대신 한번 투자하면 추가로 들어가는 인력이 적고 수확량도 정확합니다. 2년 안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 프랑스, 캐나다의 굴 양식장을 한 곳씩 둘러본 그는 우리 남해안과 잘 어울리는 캐나다식을 선택했다. 캐나다 양식구 1억원어치를 수입했다. 수입한 양식구로 통영에서 양식을 시작했지만 바로 접어야만 했다. 국내 양식 관련법에 개체굴에 관한 규정이 없어 불법이 됐던 것. 정 대표는 바다 위에 떠 있는 면적이 넓은 캐나다식의 단점을 보완한 새로운 양식법 개발에 나서 결국 9년 만에 성공했다. 지난해 개체굴을 성공적으로 출하했다. 가격도 일반 굴의 4배를 받았다. 정 대표는 이 양식구 특허도 출원했다.
개체굴 양식에 성공하자 관심을 보이는 곳도 늘었다. 정 대표는 지금 전남 신안에서 개체굴 양식법을 전달하고 있다.
정 대표의 목표는 통영과 고성에 ‘오이스터 파크’(굴 테마공원)를 조성하고 패류사관학교를 세워 젊은 양식 인력을 양성하는 것. 그래서 양식업을 미래산업으로 키우는 것이다. “양식을 시스템화, 체계화할 거예요. 기술을 보급하고 인재를 키우고 싶습니다. 개체굴 양식 하나만큼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싶어요.”
통영=FARM 고은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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