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외연 확장 못하면 사라진다"
유승민 "통합 논의 오래 끌지 않겠다"
[ 박종필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14일 부산에서 만나 양당 통합 논의에 가속도를 내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원연구모임인 ‘국민통합포럼’은 이날 부산시의회에서 ‘부산·울산·경남(PK) 지역경제 발전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PK 지역 발전이 주제지만 양당 대표가 한자리에 모인다는 점에서 이날 행사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양당 통합 논의로 모아졌다.
안 대표는 축사에서 “다당제가 등장하면서 국회 공전이 사라졌지만 (양당제에 비해) 다당제는 지속하기가 굉장히 힘들다”며 “(제3당은) 큰 선거를 앞두고 외연 확장을 하지 못하면 어김없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 교훈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3지대 정당들이 단순히 선거공학적으로 표만 달라고 하는 건 아니다”며 “지역주의와 낡은 이념을 벗어나야 미래가 있다”고 말해 통합에 반대하는 호남계 의원들을 겨냥했다. ‘합의이혼’ 등 분당까지 시사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 호남계 의원들의 목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이웨이’를 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유 대표도 “바른정당에서는 국민의당 내부 갈등을 어떻게 치유하면서 어떤 결론을 낼지 기다리고 지켜보고 있다”고 화답했다. 유 대표는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선거는 다가오는데 언제까지나 통합 논의로 질질 끌 수는 없다”며 “언제든 일단락지어야 한다. 논의를 너무 오래 끌지는 않겠다”고 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자유한국당과 통합은 한 달 동안 대화 창구가 막혀 있었지만 국민의당과는 여러 창구를 통해 (통합) 얘기가 오간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호남계 중진의원들은 안 대표를 압박하며 통합 논의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TBS 라디오에서 “안 대표가 호남을 배제하고 유승민과 통합하고, 이후 한국당과도 통합해 거기서 중도보수 대표를 한번 하겠다는 것은 착각”이라며 “현재 진행형으로 보면 우리는 분열의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을 저도 부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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