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영·홍성욱 외 지음 / 반니 / 244쪽│1만5000원
[ 송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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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서울 한남동 북파크 카오스홀에선 카오스재단 주최로 국내에서 보기 드문 과학 공개토론회(사진)가 열렸다. 한국의 저명한 과학자와 과학철학자 8인이 참여해 2라운드씩 4주에 걸쳐 진행된 대중강연식 토론회 ‘과학은 논쟁이다’였다. 이 토론회는 매주 논쟁적인 주제와 팽팽한 논리 대결로 청중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과학은 논쟁이다》는 토론회 당시 주고받은 ‘설전’을 토론자들의 감수와 보완을 거쳐 현장감 있게 옮긴 책이다. 물리법칙의 존재 유무, 양자이론의 완벽성, 사회현상을 설명하려는 과학의 시도,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려는 생물학 등 과학과 과학철학이 첨예하게 부딪히는 주제에 대한 토론 내용을 담았다.
물리법칙은 자연 속에 내재하는 실재적 존재일까, 아니면 자연을 인식하는 인간의 지적 행위가 낳은 결과물일까. 첫 논쟁부터 불꽃 튄다. 홍 교수는 “과학자들이 법칙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복잡한 자연 현상에서 아주 추상화되고 이상화된 요소를 뽑아내 그것들 사이에 관계를 창조해 냈을 때 나온다”고 주장한다. 자연에 그 법칙이 실재하기 때문에 과학자들이 마치 돌을 줍듯 자연에서 발견하는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우리는 법칙이 존재한다는 것을 그 법칙에 따라 그 현상들을 관찰하고 있다는 사실로부터 곧바로 추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주변에 있는 사물이 존재한다고 할 때와 똑같은 정도의 가치와 의미를 가지고 물리법칙이 자연에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라운드에선 ‘생물학을 활용해 인간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일이 바람직한가’란 주제를 놓고 송 교수와 장 교수가 치열하게 맞선다. 장 교수는 “세상에 완벽한 존재는 없고 인간 역시 마찬가지”라며 “우리가 완벽을 향해, 혹은 더 나은 퍼포먼스를 위해 우리를 바꾸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가”라고 묻는다. 송 교수는 “유전자를 우리가 교정해 향상시킬 수 있다면 좋은 유전자와 나쁜 유전자를 구분하는 가치 판단이 개입될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더욱더 건드려서는 안 된다”고 역설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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