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예정대로 상장" 압박
[ 박상익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지분의 중국 매각설이 나오면서 미국과 일본이 견제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람코는 2018년 하반기에 회사 지분 5%가량을 자국 증시와 해외 증시에 동시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사우디 정부가 기업공개(IPO)보다 중국 국유기업 컨소시엄이나 국부펀드에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미국과 일본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아람코 지분 취득으로 사우디와의 관계가 보다 긴밀해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사우디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일본도 중국이 사우디산 원유에 영향력을 행사할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10월 중순부터 사우디와 중국의 협상설이 제기되자 미국은 최근 수차례에 걸쳐 사우디에 압박을 가했다고 WSJ는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아람코의 뉴욕증시 상장을 원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사우디 정부 관계자와 몇 차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에서 “아람코가 사업 파트너를 찾는 것은 정상적 활동”이라며 “중국은 에너지 등 여러 부문에서 두 나라의 실질적 협력을 심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에 최상의 방안은 아람코가 예정대로 IPO를 진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아람코가 IPO를 추진하더라도 중국의 대규모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대규모 IPO를 진행하는 회사는 충분한 수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코너스톤 투자자’에게 지분을 넘기기 때문이다. 코너스톤 투자자는 보호예수 기간을 지키는 조건으로 공모 물량의 상당 부분을 먼저 차지하는 기관투자가를 뜻한다. 소식통들은 아람코도 한 곳 이상의 코너스톤 투자자가 필요할 수 있으며 중국 국부펀드가 그중 하나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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