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호원들, 한국기자 폭행…中 수사착수

입력 2017-12-15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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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중국 측 경호원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을 취재하던 청와대 출입기자들을 집단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청와대는 이 사건에 대해 중국 정부에 엄중히 항의하는 한편 외교부를 통해 중국 공안부에 정식으로 수사 의뢰했다.

청와대는 폭행 현장에서 채증한 동영상과 사진을 공안에 증거물로 제출했으며, 중국 공안은 이날 밤 9시(현지시간)부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폭행당한 사진기자 두 명은 베이징 시내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이날 오전 10시50분께 베이징 시내 국가회의중심에서 열린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에서 한국일보와 매일경제 소속 청와대 출입 사진기자 등은 문 대통령을 취재 중이었다.

문 대통령은 개막식에서 연설과 타징 행사를 마친 뒤 식장에서 나와 중앙복도로 이동했고, 사진기자들은 문 대통령을 따라 나오려고 했으나 중국 측 경호원들은 별다른 이유없이 출입을 제지했다.

이에 한국일보 사진기자 A씨가 항의하자 중국 경호원들은 이 기자의 멱살을 잡고 뒤로 강하게 넘어뜨렸고, A기자는 바닥에 쓰러진 충격으로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함께 있던 연합뉴스 사진기자가 이 같은 상황을 촬영하려고 하자 중국 경호원들은 카메라를 빼앗아 던져버리려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국내 기업부스가 있는 맞은 편 스타트업 홀로 이동하자 사진기자들이 홀에 들어가려고 시도했으나 중국 측 경호원들은 이를 다시 막았다.

사진기자들은 취재비표를 거듭 보여줬음에도 경호원들이 출입을 막자 이에 강력히 항의했고, 그 과정에서 매경 사진기자 B씨가 중국 경호원들과 시비가 붙었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중국 경호원 10여명이 갑자기 몰려들어 B 기자를 복도로 끌고 나간 뒤 주먹질을 하는 등 집단으로 구타하기 시작했다.

특히 B 기자가 땅에 엎어져 있는 상황에서 발로 얼굴을 강타하기까지 했다.

당시 사진기자들과 함께 있었던 취재기자들과 춘추관 직원들이 이를 제지하려 했으나 중국 측 경호원들이 완력으로 밀어냈다.

폭행에 가담한 중국 경호원들은 이날 행사를 주관한 코트라가 현지에서 고용한 사설 보안업체 경호원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현장 경호에 대한 지휘책임은 중국 공안이 담당한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이와 관련, 코트라는 중국 공안이 지정해 준 보안업체와 계약했으며, 경호원들에 대한 관리·감독도 공안이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는 청와대 경호팀이 없었으며, 문 대통령을 수행하며 경호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친 사진기자 두 명은 댜오위타이 2층에서 대통령 의료진에 의해 응급처치를 받은 뒤 베이징 시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와 함께 정밀 검진을 받았다.

현재 A기자는 퇴원해 안정을 취하고 있고, B기자는 입원 중이다.

청와대는 외교부를 통해 이번 폭행사건에 대해 중국 정부에 공식 항의의 뜻을 전달하고 진상조사와 함께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폭행당한 사진기자 두 명은 15일 중국 공안에 출석해 폭행 가담자에 대한 처벌 의사를 밝히는 등 피해자 진술을 할 예정이다.

이들은 대면 조사를 마친 직후 저녁 항공편으로 귀국할 계획이며, 귀국길에 대사관 영사가 동행하기로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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