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료재단 "투자개방형 병원 자문업체일 뿐, 운영권 관련없다"

입력 2017-12-15 16:12  

15일 녹지국제병원 심의 앞두고 우회투자설 입장 밝혀
지난해 경쟁입찰 통해 자문용역 업체로 선정
"건강식품회사도 의료재단 계열사 아냐"



국내 첫 투자개방형 국제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의 개원 자문을 맡은 미래의료재단이 "녹지국제병원 실질적 운영을 맡았다"는 시민단체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녹지국제병원에 우회투자를 하고 건강식품 판매회사가 계열사라는 의혹도 모두 근거없다고 했다.

미래의료재단은 15일 '녹지국제병원 관련 미래의료재단 입장'을 통해 "녹지국제병원 운영권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미래의료재단은 녹지국제병원 개원 자문을 맡고 있다"며 "우회투자를 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녹지국제병원은 중국 뤼디(綠地)그룹이 100% 지분(778억원)을 투자한 병원이다. 보건복지부는 2년 전 병원 설립 주체인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가 제주도에 제출한 병원 사업계획서를 승인했다. 제주도 조례에 따라 도내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심의와 원희룡 제주지사의 최종 허가 절차만 남아 있다.

병원 건물을 모두 짓고 직원 채용까지 끝냈지만 시민단체들이 병원의 운영 주체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개원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시민단체들은 녹지국제병원 운영 주체가 외국 기업이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국내 의료법인이 운영권을 갖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12일 무상의료운동본부,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의료재단이 녹지국제병원의 실질적 운영권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김수정 미래의료재단 이사가 녹지국제병원 개원추진단장을 맡은 것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이에 대해 미래의료재단은 "지난해 5월 경쟁입찰을 통해 녹지국제병원 자문용역업체로 선정됐다"며 "한국에 처음 세워지는 외국 의료기관의 원활한 개설 준비와 설립 및 운영을 위해 외부 전문기관에서 컨설팅을 받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수정 녹지국제병원 개원추진단장은 자문 계약에 따라 성공적인 개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또 "녹지국제병원은 중국 국유 부동산기업인 뤼디그룹이 직영한다"며 "근거 없는 병원 운영권을 전제로 의료 영리기업의 폐해를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사업계획서 어디에도 국내 법인이 녹지국제병원 운영에 참여한다는 증거가 없다는 설명이다. 건강식품 판매회사가 미래의료재단 계열사라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제주도는 이날 오후 5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녹지의료재단 개원 심의를 열 계획이다. 이후 원희룡 제주지사가 허가하면 국내 첫 투자개방형 국제병원이 문을 연다.

제주도, 경제자유구역 등에만 설립할 수 있는 투자개방형 국제병원은 국민건강보험과 계약을 맺지 않고 운영되는 병원이다. 외부 자본을 투자 받고 외국면허를 가진 의사가 근무하는 것도 허용된다. 녹지국제병원은 피부과, 성형외과, 내과 등은 운영하는 47병상 규모 병원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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