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효 기자 ] ▶마켓인사이트 12월14일 오전 8시50분
SK텔레콤이 보안사업을 하는 손자회사 NSOK에 최대 4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투입한다. 관련 업계에선 SK텔레콤이 ‘몸값’ 3조원 이상으로 평가되는 국내 2위 보안회사 ADT캡스 인수전에 뛰어드는 대신 자체적으로 보안사업을 키우려는 행보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SK텔링크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작업을 지난 14일 마무리했다. SK텔레콤의 손자회사이자 SK텔링크의 자회사인 NSOK는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조만간 시행할 계획이다. 준비기간을 고려할 때 NSOK의 유상증자는 이르면 내년 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는 게 IB업계의 설명이다.
이 유상증자엔 NSOK 모회사인 SK텔링크가 상당 규모의 자금을 댄다는 방침이 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분기 말 기준으로 SK텔링크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 1273억원을 포함해 3085억원의 유동자산을 갖고 있다.
하지만 보안사업의 큰 그림을 SK텔레콤이 그리고 있다는 점, SK텔링크의 참여에도 자금이 부족할 경우 SK텔레콤이 직접 나설 계획이란 점 등 때문에 NSOK 증자는 SK텔레콤의 의중이 전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IB업계의 설명이다. SK텔레콤은 1000억원의 신규자금을 투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2020년까지 총 3000억~4000억원을 수혈해 보안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울 계획이다. SK텔레콤은 SK텔링크와 NSOK를 합병하는 방안은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NSOK에 대한 대규모 증자는 SK그룹이 최근 ADT캡스 인수전에 불참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IB업계는 분석했다. LG유플러스와 함께 ADT캡스의 인수후보이던 SK텔레콤은 최근 있었던 예비입찰에 불참했다. SK텔레콤은 보안사업이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및 인공지능(AI)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3개월 주가평균과 비교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50% 이상 지불한 셈"이라며 "화장품 업황이 호조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높은 가격"이라고 말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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