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중립성을 놓고 흔히 콘텐츠업계는 찬성, 망사업자는 반대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단순 논리다. 데이터가 하루가 다르게 폭발하는 데다 과거와 달리 구글 등 망 이용 기업 영향력이 망 사업자를 이미 압도한 마당이다. 개방적인 인터넷에 반대할 사람은 없지만, 이것이 망 황폐화라는 ‘공유지의 비극’을 외면할 정당한 사유일 수는 없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이용자 차별이나 불공정 문제도 경쟁당국의 사후 규제에서 해법을 찾아야지, 망중립성이라는 사전적·획일적 규제로만 가능하다는 주장은 시대 흐름에 맞지 않다.
지속 가능한 인터넷 생태계를 위해서는 ‘망 투자’와 ‘혁신’의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할 규칙 재정립이 불가피하다. 더구나 5세대 망 고도화를 주장하는 한국에서 데이터 트래픽을 유발하는 정도에 따라 상응하는 대가를 지급하는 시장원칙 도입을 마냥 미룰 수는 없다. 주무부처가 대통령 공약이라는 점을 의식해 미국의 움직임을 안이하게 인식한다면 이 또한 ‘정부실패’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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